받기만 하고, 드리지는 못하고
두 번째로 그 선생님을 뵈었다. 첫 번째는 조기 졸업을 갈등하던 시기였다. 그 때 부끄럽게도 중학교 교무실에서 울음보를 터뜨리고야 말았던 나와 함께 밥을 먹자고 먼저 제안하신 영어 선생님이시다. 그 때, 함께 뵈었던 나의 중학교 1학년 담임이시자 도덕 선생님, 그리고 나의 중학교 미술 선생님까지 해서, 결국 나 하나 때문에 어제 밤, 강변으로 나와 주셨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뒤숭숭하고, 추운 겨울철에 실례한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게다가, 커피 하나도 사 드리지 못하고…….
선생님은, 정말. 주시기만 하는 존재인 것일까. 왜 나는 다시 드릴 수는 없는 처지에 있는 것일까. 이것도 핑계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