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춤 #3. 표지판 같은 관심과 다정한 무관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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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옳지 않다. 부모의 역할은 표지판이 아니라 등불이라고 생각한다. 자식에게 길을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식이 가는 길을 밝게 해주는 것 그것이 부모의 역할 아닐까? 부모는 무작정 자신이 생각하는 길을 강요하지 않고 자식이 스스로 길을 낼 수 있게 지켜보아야 한다. 물론 자식이 힘겨운 일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게 평생 길을 알려주면 나중에 자식이 혼자 남았을 때 길을 잃으면 혼자 일어날 수 있을까? 어느 것이 자식에게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그렇다고 아예 손을 놓으란 것은 아니다. 나는 무관심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다정한 무관심을 말하고자 한다. 도대체 무관심은 무관심인데 다정한 무관심은 뭐냐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다정한 무관심은 자식이 혼자 걸을 수 있게 지켜보다가 자식이 무언가를 원하고 그것에 대하여 요구를 했을 때 두 팔 걷어서 도와주는 것, 자식이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크나큰 장벽에 부딪혔을 때 따스한 손길 한 번 내밀어 주는 것이다. … (중략)
‘표지판 같은 관심과 다정한 무관심’. 박규리. 고전의 숲 과학의 길. 경남과학고등학교(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