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lkboard

Chalkboard

개인적으로 드는 짧은 생각들, 너무 짧아서 블로그 포스트로 올리기는 힘든 생각들을 어디에다가 모아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로 이를 위한 플러그인을 만들수도 있지만, 그냥 한 페이지를 만들어서 담벼락 마냥 기록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하나의 거대한 칠판이 되겠지. 생각날 때마다 한 쪽 벽에 걸려 있는 칠판에 분필 잡고 가루 날려가면서 쓰고, 시간이 지난 뒤 그 분필들의 새김으로 채워진 흔적을 보는 것이……. 그냥 이러고 싶었다. 이런 말이다.

2020. 8. 13. 처음 Chalkboard를 만들며. 카페지기 커피사유.

이 생각들을 모은지 어연 6개월 정도가 경과했고, 그 동안 많은 생각들이 이 거대한 칠판을 조금씩 채워갔다. 즐거운 일이지만, 너무 길어진 것은 분명한 문제였다. 결국은 약간의 변경을 가하여, 최근 10개 생각들만을 표시하기로 하고, 별도의 카테고리로 묶어 표기하되, 메인 페이지에는 표시되지 않도록 했다……. 이제는 좀 보기에 괜찮은 길이가 될련지. 일단은 해 봐야 아는 거니까.

2021. 1. 26. Chalkboard 표시 방법을 수정하며. 카페지기 커피사유.
  • 구름 위로 점프
    조금 전에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모두 읽었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두 편의 독서노트에서 나는 이 소설로부터 두 가지의 다른 문학 작품들을 떠올려냈다. 하나, 다자이 오사무의 《직소》. 둘,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둘의 공통점은 기독교이며, 그 중심에는 사랑이 있다. 그래서 나는 양귀자의 소설을 읽는 내내 불안함에 시달렸다. 그 결말이 어떤 식으로 맺어지는지에 따라 소설에… Continue reading
  • Übermensch und die Welt
    지난 목요일의 일이었지만 조금씩 미루다가 결국 오늘에서야 쓴다. 11월 6일, 이화여대에서 로지 브라이도티(Rosi Braidotti) 교수의 특강을 들었다. 학기 중에, 그것도 주중에 열리는데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 거리가 있기는 했지만 이런 종류의 공개 강좌는 참기 어려웠다. 칸트 철학을 전공한 미학과의 〈음악론입문〉 강좌 교수에게 정보를 들었을 때 오래 지나지 않아 결정할 수 있었음은 당연했다. 공개 강좌의 주제란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이었고,… Continue reading
  •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오늘 큰 결심을 하고 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시간이 꽤 걸릴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2개의 졸업연구와 동시에 하기에는 상당히 빠듯하고 또한 수고가 많이 들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서 내딛은 걸음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의 그 책,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Die Welt als Wille und Vorstellung)》를 결국 펼쳐들었다는 이야기다. 독서회를 통해 인연을 계속 맺어오고 있는… Continue reading
  • 음악과 사회 변화의 선후관계, 새로운 음악의 탄생 조건에 관한 논고
    이하의 내용은 2025학년도 2학기, 청강으로 듣고 있는 서울대학교 《음악론입문》강좌의 〈새 시대를 연 음악〉에 대한 학생 발표에서 제시된 논제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을 토의 이전에 기록해둔 것을 그대로 옮긴 것임. I. 음악은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가, 아니면 반영하는가? II. 새로운 음악은 항상 기존 질서에 대한 반발에서 탄생한다고 볼 수 있을까? III. 새로운 음악은 대중성을 반영하는가?
  • Phillip Glass – Etude No. 6
    20일 오전에 피아니스트 이루미 선생님을 초청해 진행된 서울대학교 〈음악론입문〉 강좌 특강, ‘실험과 해체, 다양성의 시대: 서양음악의 모더니즘’에서 소개받은 음악 중 하나가 대단히 인상깊었던지라, 잊어버리기 전에 아래와 같이 기록해둔다. Phillip Glass의 연습곡(Etude)들이 스스로가 추구하는 미학을 잘 드러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의 두 가지 특징 때문이다. 첫째. 하농 · 체르니의 경우와 유사하게 피아노 연습곡의 특성상, 같은… Continue reading
  • 음악과 타 예술 결합의 특성 논고
    이하의 내용은 2025학년도 2학기, 청강으로 듣고 있는 서울대학교 《음악론입문》강좌의 〈타 장르와의 결합〉에 대한 학생 발표에서 제시된 논제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을 토의 이전에 기록해둔 것을 그대로 옮긴 것임. I. 대중음악은 향후 어떤 예술과 결합하게 될까? 미래에 대중음악은 어떻게 전달되고 배포될까? II. 시 · 청각적 분위기가 대조되는 경험이 감상자에게 가져다주는 효과는 무엇인가? 이러한 시도들은 미학적 · 도덕적으로… Continue reading
  • 일기와 유언의 실존적 동등성
    이하의 글은 ‘일기와 유언의 유아론적 동등성’이라는 글을 보고 난 뒤 생각했던 바를 간략하게 정리한 것임을 밝혀둠. 사람이 의식이 있는 매 순간 줄곧 한 가지 사고에 묶일 수 있다는 것은 선거운 일이다. 언젠가부터 나는 날마다 자살에 대해 ― 윤리적 사고실험으로서, 실존적 극한으로서, 미학적 알레고리로서 ― 생각한다. 윤리가 얼마나 공허하고 모순적인지에 대해 생각한다. 사람들이 항상 읊어대는 자살해서는… Continue reading
  • 선동하는 음악과 음악의 도덕성 논고
    이하의 내용은 2025학년도 2학기, 청강으로 듣고 있는 서울대학교 《음악론입문》강좌의 〈선동하는 음악〉에 대한 학생 발표에서 제시된 논제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을 토의 이전에 기록해둔 것을 그대로 옮긴 것임. I.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이 있을까? 있다면 그 기준은 무엇인가? 만약 나쁜 음악이 존재한다면 이를 제한해야 할까? II. 음악 멜로디만으로 어떤 형태의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 가사가 없는 노래도… Continue reading
  • Send in the clowns, Sand in the clowns
    조금 전 내일 임수연 기자와 함께하는 영화 〈조커〉 관련 독서 토론을 위해 권장되었던 두 편의 영화 〈조커〉 (2019)와 〈조커: 폴리 아 되〉 (2024)를 모두 봤다. 정확하게는 전자를 어제, 후자를 오늘 봤는데, 두 영화에 대해 내가 얻은 상반된 인상 혹은 평가가 스스로의 미적 지향점을 잘 드러낸다는 생각이 들기에 관련하여 짧게 부언해두기로 한다. 영화에 대한 나의 의견은… Continue reading
  • 불꽃 헤는 밤
    이하의 내용은 2025. 9. 27. 서울 한강 일대에서 진행된 ‘2025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보면서 들었던 20시 경의 생각들을 짧게 기록해둔 것임을 밝힙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가을 속의 불꽃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눈동자에 하나둘 새겨지는 불꽃을이제 다 못 보는 것은불현듯 얼굴들이 떠오르는 까닭이요,굉음의 잔흔들이 피부에 남은 까닭이요,아직 나의 기억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불꽃 하나에 추억과불꽃…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