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의 이해(Understanding Western Philosophy) 문답 #9. 목적론적 윤리학, 공리주의(고전적 공리주의, 소극적 공리주의, 규칙 공리주의), 덕 이론
#1. 목적론적 윤리학이란 무엇인가?
‘좋음’의 영역으로부터 ‘옳음’이 산출된다고 보는 규범윤리학을 목적론적 윤리학이라 한다. 목적론적 윤리학에서는 좋음의 창출에 기여하는 모든 행위는 옳은 것이라고 본다.
#2. 목적론적 윤리학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이론에는 무엇이 있는가?
목적론적 윤리학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이론으로는 공리주의와 덕 이론이 있다. 공리주의는 특히 고전적 공리주의, 소극적 공리주의, 규칙 공리주의가 있다.
#3. 고전적 공리주의란 무엇인가? 고전적 공리주의는 어떤 행위를 도덕적인 것으로 보는가? 고전적 공리주의의 주창자와 그의 주장은?
“최대 다수에게 최대의 행복을 가져오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다”고 보는 공리주의를 고전적 공리주의라 한다. 고전적 공리주의는 공리를 최대화하는 행위, 즉 전체의 행복을 최대화하고 불행은 최소화하는 행위를 도덕적인 것으로 보았다. 이 때, 고전적 공리주의에서 근본 원리가 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도덕적으로 옳다”라는 원리를 흔히 유용성의 원리라고 한다.
고전적 공리주의의 주창자는 제러미 벤담으로, 그는 모든 행복과 불행은 양화가 가능하며 계산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4. 고전적 공리주의는 어떤 비판에 직면하는가?
고전적 공리주의는 다음의 비판에 직면한다.
- 행복 · 불행은 양화 가능하지도 않으며 계산 가능하지도 않음
- 고전적 공리주의는 도덕적 일반 상식과 충돌
- 타인의 행복을 극대화할 의무가 우리에게 없음
우선 고전적 공리주의가 주장하는 행복 · 불행의 양화 가능과 계산 가능은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있다. 제러미 벤담 등 고전적 공리주의의 주창자는 개인의 행복 · 불행은 양화 및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용성의 원리에 따라 도덕적 행위를 판별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 실제로는 얼마나 많은 행복을 얻고 불행을 얻는지를 양화하고 계산하는 것은 어렵다는 비판이다.
둘째로 고전적 공리주의는 우리의 도덕적 일반 상식과 충돌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비판이 있다. 고전적 공리주의는 다수의 공리가 최대화되고 불행이 최소화되는 모든 행위는 도덕적으로 옳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이를테면 사회 전체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매우 잔인하게 처벌하는 것과 같은 우리의 일반적 도덕 상식과 충돌하는 행위를 도덕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문제점이 있다는 비판이다.
셋째로 고전적 공리주의에서 주장하는 사회 전체 행복의 극대화는 우리가 타인의 행복을 극대화할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임의적인 것이고 도덕적 영역 이상을 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이러한 비판에서는 타인의 행복은 사적 영역으로, 공적 영역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타인의 행복을 늘릴 의무가 존재하지 않으며, 고전적 공리주의가 주장하는대로 타인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은 우리가 행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넘은 것이라는 비판이다.
#5. 소극적 공리주의란 무엇인가? 소극적 공리주의는 어떤 행위를 도덕적인 것으로 보는가? 소극적 공리주의의 주창자는? 소극적 공리주의는 고전적 공리주의의 어떤 비판점을 보강한 것인가?
“사회 전체의 불행을 최소화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다”라고 주장하는 공리주의 형태를 소극적 공리주의라 한다. 즉, 소극적 공리주의는 “전체의 불행을 최소화하는 행위”가 도덕적이라고 본다.
소극적 공리주의는 주로 칼 포퍼에 의하여 주창되었다. 소극적 공리주의는 고전적 공리주의의 비판 중에서 “행복에 대한 양화 및 계산의 불능성”과 “타인에 대한 행복 극대화의 의무 없음” 비판을 보완한 이론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6. 소극적 공리주의는 어떤 비판에 마주하게 되는가?
소극적 공리주의는 다음의 비판에 마주하게 된다.
- 불행의 양화 및 계산 불능성
- 도덕적 일반 상식과 충돌
소극적 공리주의에 대한 첫 번째 비판은 불행에 대한 양화와 계산은 모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소극적 공리주의는 전체의 불행을 최소화하는 행위를 도덕적인 것으로 제시하는데, 도덕 판단을 위해서는 불행을 최소화하는 행위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불행에 대한 양화나 계산이 모두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극적 공리주의는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소극적 공리주의에 대한 두 번째 비판은 도덕적 일반 상식과 충돌한다는 것이다. 소극적 공리주의는 전체의 불행을 최소화하는 행위인 이를테면 모두를 죽여버리는 행위를 도덕적인 것으로 제시하는데, 이는 우리의 일반적인 도덕 상식과 배척된다는 것이다.
#7. 규칙 공리주의란 무엇인가? 규칙 공리주의는 어떤 장점을 가지는가?
유용성의 원리를 따라 제정된 도덕 규칙에 의하여 산출되는 행위가 도덕적이라고 주장하는 공리주의의 일형을 규칙 공리주의라 한다. 규칙 공리주의는 유용성의 원리를 따라 제정된 도덕 규칙에 따르는 행위가 도덕적이라고 주장한다.
규칙 공리주의는 (일단은) 도덕 판단 당시에는 적어도 행복 · 불행에 관한 계산을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8. 규칙 공리주의는 어떤 비판에 마주하는가?
규칙 공리주의는 다음의 비판에 마주한다.
- 행복 · 불행의 계산을 규칙 제정 단계로 미룸
- 규칙 공리주의에 따른 도덕 규칙과 실제 손익이 상충하는 상황 존재
규칙 공리주의에 대한 첫 번재 비판은 규칙 공리주의는 행복과 불행에 대한 계산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 계산을 단지 도덕 규칙을 제정하는 단계로 미루었을 뿐이라는 비판이다.
규칙 공리주의에 대해서는 두 번째로 이 규칙 공리주의에 따라 산출된 도덕 규칙은 모든 상황에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상충되는 상황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규칙 공리주의에 따라 유용성의 원리에 의하여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라는 도덕 규칙이 있는데, 이 도덕 규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경우는 사망에 이르는 상황’과 같이 도덕 규칙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더 ‘좋은’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9. ‘덕 이론’이란 무엇인가? 덕 이론 주의자들은 도덕적 문제의 핵심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잘 살기’를 위한 삶의 태도이자 성품인 ‘덕’의 실천과 배양을 강조하는 도덕 이론을 덕 이론이라 한다. 덕 이론 주의자들은 도덕적 문제의 핵심은 ‘행동’보다는 삶의 ‘태도’나 ‘성품’에 있다고 본다.
#10. 덕 이론에서 ‘잘 살기’란 무엇인가? ‘잘 살기’에서 덕 이론은 무엇을 전제하는가? 덕 이론에서 ‘덕’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 ‘덕’은 무엇을 포함하며, 이 때문에 누구의 견해와 대비되는가?
덕 이론에서 ‘잘 살기’ 즉 에우다이모니아는 인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을 말한다. 덕 이론 주의자들은 모든 사람은 ‘잘 살기’를 원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즉, ‘잘 살기’에서 덕 이론은 모든 사람에게는 ‘잘 살기’를 원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덕 이론에서 ‘덕’ 즉 아레테는 ‘잘 살기’ 즉 에우다이모니아의 실현을 위한 삶의 구체적인 태도와 성품을 말한다. 아레테는 행동 이외에도 도덕 감정을 포함하여, 도덕 감정의 중요성을 경시한 칸트의 견해와 대비된다.
#11. 덕 이론에 대한 비판에는 무엇이 있는가? 각각의 비판은 무엇을 말하는가?
덕 이론에 대한 비판에는 다음의 3가지가 있다.
- 공허함 (지나친 추상성)
- 악용가능성 (덕 이론가들 입맛대로 활용 가능함)
- 인간 본성의 가정 (실존주의자)
덕 이론에 대한 첫 번째 비판은 덕 이론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불구체적이어서, 도덕적 물음에 대해서 공허함을 가져다줄 뿐이라는 비판이다.
덕 이론에 대한 두 번째 비판은 덕 이론은 무엇이 덕인지에 관하여 매우 모호하게 설명해두어서, 덕 이론가들이 자신이 원하는, 편견이 반영된 행위를 덕으로 주장할 가능성을 열어두었기 때문에 악용이 가능하다는 비판이 있다.
덕 이론에 대한 세 번째 비판은 덕 이론은 ‘모든 인간은 잘 살기를 원하는 본성이 있다’라는 인간 본성을 가정하였는데, 이것은 오류라는 비판이다. 주로 이러한 인간 본성의 가정에 대한 비판은 주로 실존주의자들에 의하여 제기된다. 실존주의자들은 인간 본성을 가정하는 것은 자유로운 인간 자체의 자유에 대한 모독이자 도전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