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고일기 #5. 2019. 7. 11.
과고일기(過顧日記)는 카페지기 커피사유가 과학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에 작성한 몇 편의 일기를 옮겨, 과학고등학교 재학 당시의 느낌과 생각들을 되돌아보고 기록해두는 공간입니다.
목요일. 정석 수학 I 실력의 14. 수열의 합 – 그 시그마 기호 나오는 유명한 단원 – 을 끝내는 중이다.(정석 풀이집)
14단원이 양이 많은데다가 계산이 복잡하여 자주 틀려서 좀 마음이 복잡하다. 오랜만에 다시 해서 그런지…
그러나, 예전보다는 달리 이 예제가 무엇을 물어보는 것인지를 스스로 질문하면서 푸니 괜찮기는 했다. 이러한 자문하는 습관은 철학을 비롯한, 모든 생각을 요구하는 학문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이미 내가 예전의 고찰에서 깨달았던 바가 아닌가!
야간 1차시에는 영재학급이었고, 1시간 내내 청소만 했다. 완전 녹초가 되어 뻗기 직전까지 되었지만, 내가 솔선수범해서 정리했고, 끝마쳤을 때는 꽤나 뿌듯했다.
야간 2차시에는 K 선배가 KESO 세미나를 1층 창의융합관 – 최근에 교육청에서 예산 받아서 지은, 그러나 별로 좋지는 않은 – 세미나실에서 좌표계(지평/적도 좌표계)와 관련하여 전반적인 세미나를 진행했다. 달의 위성, 관측 시간대, 주극성, 전몰성, 출몰성에 대한 문제 풀이와 개념 위주의 설명이 있었다. 이해가 잘 안되던 브릿지 때의 내용을 선배가 다시, 바쁜 시간을 내어 주셔서 친절히 요약해주신 덕분에 비교적 이해하기 쉬웠던 것 같다. 선배께서 KESO 좌표계 부분 대비로 추천해주신 자이스토리 지구과학 I 좌표계 파트 문제들을 풀어봐야 겠다(원수같은 M이 그 책을 들고 있으니, 기분 더럽기는 하지만 내일 아침에 M 것을 복사하면 될 듯…)
오후 7~9교시에는 인문학 주간 TED 말하기 대회 발표를 했다. 다른 아이들도 나와 같이 복잡하고 소소하지만 소중하고 의미있는, 수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요약하자면, 공감과 연민의, 그리고 위로받는 시간이었다고 할 것이다. 정치에 관한 나의 TED는 비교적 괜찮게 끝냈다. ‘정치적 무관심’에 대해서 적어도 내가 할 말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은, 청중들은 ‘또 정치냐’는 느낌으로 나를 바라보기는 했지만.
K 선배가 세미나에서 수학에 관하여 – 특히 좌표계의 이해를 위한 삼각함수와 미적분 파트의 연습을 잘 해둘 것을 강조하셨다. 특히 삼각함수에 대한 개념 이해가 부족하면 또 미적분에서 깨진다고… 공부 열심히, 제대로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