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고일기 #8. 2019. 7. 14.
과고일기(過顧日記)는 카페지기 커피사유가 과학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에 작성한 몇 편의 일기를 옮겨, 과학고등학교 재학 당시의 느낌과 생각들을 되돌아보고 기록해두는 공간입니다.
수과페 이틀차였다. 오전에 학교 후배 놈 중 나 자신이 스스로 가장 뛰어난 친구라고 평가하는 “H”, 우리 H가 왔다. 역시나, H는 늘 그래왔듯이, 그가 좋아하는 – 아니,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사랑하는 – 별에 미쳐 살고 있었고, 과고로 오는 목표가 꽤나 뚜렷하게 보였다. 마지막으로 J 도서관 앞에서 만났던 그 날 이후로, 그는 변하지 않았다. 선배로서, 아직도 변하지 않고 스스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한 명의 인간이자, 사랑하는 후배를 만나는 느낌은 항상 새롭고 산뜻하며 기분 좋은 것이다.
오늘 수과페 지구과학 영재학급 클리닉에서 나는 상담조로 전향했다. 김해에서 온 친구와 진학 상담을 했는데, 녀석은 호기심에 암모니아수를 마신 전적(!)이 생기부에 남아 있는 것이 걱정된다고 했다.(여기서 나는 이 친구가 정말 대단한 놈이라고… 살다보면 이런 놈들도 다 있구나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녀석은 과학이란 과학은 분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 지구과학 > 물리 > etc… 순으로 좋아한다고 하였다. 립서비스일지도 모르겠지만,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Minor 학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지구과학을 좋아해주는 이들이 그래도 나름 많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내년에 이 곳으로 도달할지도 모르는 그 친구에게 웃으며 나는 온전한 온기를 건넸다.
Y 선생님의 영어 수행평가인 차트 만들기를 오늘 끝내고 보내버렸다. 시간 제한 때문에, 내가 일일이 번역할 시간은 솔직히 말하여 없었기 때문에, 그냥 네이버 Papago 번역을 돌리고, 이상한 부분만 손을 좀 보았다.
G 선생님의 물리 과제노트는 그냥 별의 핵융합 반응으로 때웠는데, 그 내용의 조사 중에 알게 된 것이, 별의 경우는 일반 실험적 조건보다 저온에서도 핵융합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핵융합 반응을 “중력 ?? 핵융합” 이라고 했다. 관련 자료는 지구과학 학습지 해당 부분에 있다.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궁금한데, 영어로 찾아보던지 해야겠다. 아마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겠지? 아 참, 이러한 내용에 우리 핵융합에 관심이 많은 K가 관심을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학은 수학 II 2단원까지 끝냈다. 오랜만에 사잇값 정리(사이시옷 규칙이 표준 맞춤법 규칙에서 없어지는 바람에… 젠장.)와 최대-최소 정리를 보니 매우 반가웠다. 연속함수의 성질을 이용하여 특정 구간에서 어떤 방정식이 적어도 실근 1개 이상을 가짐을 보인다는 것이 정말 아름다웠고, 신기했다. 미적분 파트는 정말 생각하건데 – 아름답다. 정말로. 이것은 진리이다. 그러나 미적분 파트인만큼 – 계산이 자주 틀리고 어려우며, 푸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려서…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할 것이다.
KESO 준비에 여념이 없다. 대기부터 해양까지는 이제 끝냈으나, 개념이 아직 미숙한 것을 나 자신이 분명히 알고 있으므로, 개념 재정리와 많이 까먹어버린 대기 앞쪽 부분을 다시 봐야 할 듯 하다. 서안 경계류와 평서풍 파동 부분도 다시 봐야 할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 지구과학 HIGHTOP II에 기술되어 있는 내용이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H 선생님께 내일 여쭤봐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