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나는 책이나 노래 가사 등을 살피던 중에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문구들을 뽑아서 About 페이지에 정리해왔다. 그런데 문득 오늘 페이지를 살펴 보니 마음에 드는 문구가 너무 많아 보이길래, 아무래도 나 자신이 따로 정리해두고 싶은 문구들을 담을 수 있는 하나의 공간을 만든 뒤 About 페이지에는 진짜 좋아하는 2 ~ 3개 정도만 남기고 여기로 이동해오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문구들은 모두 이쪽으로 모아 기록해두기로 한다.
2022. 1. 2. 처음 Quotes를 만들며. 카페지기 커피사유.
- 사회문화적 성이라는 ‘키치’ 그리고 ‘자유’by 커피사유여성성을 옹호하는 목소리 중에 최근 영향력이 커진 주장은 트랜스 페미니스트 줄리아 세라노에게서 나왔다. 그녀는 페미니즘이 남성성을 선호하는 제도화된 가부장적 문화를 재생산한다고 비판한다. 세라노가 말하길, 페미니즘은 여아와 여성이 ‘남성적’ 자질과 활동을 더 잘 받아들이도록 만들었지만, 반대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 문화는 여전히 남성이나 남아가 여성성을 표현하는 데 심한 불편감을 느낀다. 이 장의 서두에서 살펴본 비성차별적 양육의… Continue reading
- 문화 또한 ‘심오하다’by 커피사유왜 우리는 진화심리학이 들려주는 얘기에 이토록 솔깃한 걸까? 부분적으로는 우리 일상에서 젠더 구분이 고정되어 있고 불변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 한몫한다. 만약, 아무리 말려도 분홍색 물건만을 원하는 딸을 둔 부모라면, 딸의 그러한 고집은 단순한 문화적 규범이 아니라 더 심오한 무언가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천성이나 생물학을 ‘심오한’ 것으로 여기고, 문화는 얄팍하고 피상적인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Continue reading
- 생물학적 성 對 사회문화적 성by 커피사유시몬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 서문에서 다음과 같은 역설을 언급했다. 인간종(種)에 암컷이 존재한다는 사실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인류의 절반은 암컷이다. 그런데도 여성성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말이 들려온다. 우리는 여성으로 존재하고, 여성으로 남아 있고, 여성이 되라고 요구받는다. 그 말인즉, 모든 암컷 인간이 반드시 여성인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여성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여성성이라고 알려진 불가사의하고도 위태로운… Continue reading
- Veritas Non Est Veritasby 커피사유“과학에 대한 신앙이 전제하고 있는 것과 같은 저 대담하고 궁극적인 의미의 진실한 인간은 그러한 신앙과 함께 삶과 자연 그리고 역사의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긍정한다. 그가 이 ‘다른 세계’를 긍정하는 한, 그는 이와 함께 이 다른 세계의 정반대인 이 세계, 즉 우리의 세계를 부정해야만 하는 것은 아닐까? 과학에 대한 우리의 신앙이 근거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하나의… Continue reading
- 무지와 의심의 덕by 커피사유소크라테스가 소피스트를 제치고 진정한 철학자로 존경받는 것은 역설적으로 ‘무지의 덕’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리스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신탁을 받자 소크라테스는 “내가 아는 유일한 사실은 내가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이다”라고 고백했다. 이때부터 소크라테스는 각지를 돌며 지혜롭다는 사람들을 찾아다녔고, 자신이 어떤 덕을 찾아야 하고, 참된 진리가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질문했다. 질문과 답변이 되풀이될수록 현자들의 무지와 독선은 점점 드러났고… Continue reading
- 장벽 앞에서의 용기by 커피사유스스로의 벽을 깨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걸까. 그리하여 진실 앞에 눈감아버리는 아둔함은 얼마나 높고 거대한, 뒤틀린 장벽을 쌓게 되는 것일까. 나도 바로 그런 행동을 했다. 마음속에 잘못된 그림을 그리고 그 앞에 그저 앉아만 있었다. 진실을 알아내려는 용기가 없었다. 내가 한 걸음만 나아갈 수 있었다면 맥심은 넉 달 전, 아니 다섯 달 전에… Continue reading
- 니체 철학과 ‘철학함’by 커피사유“Gott ist tot. 신은 죽었다.” 프리드리히 니체와 관련하여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한 어록이 하나 있습니다. “신은 죽었다”라는 바로 그 말. 니체 초심자들에게는 마치 ‘신의 존재 부정’으로 들리기에 신성모독 혹은 지극한 현대주의적 발언으로 여겨지곤 하는 말. 그러나 그 뜻을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사실 니체의 전반 사상에 대한 폭 넓은 이해는 물론이거니와 서양 철학의 전반적인 역사 혹은 그… Continue reading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by 커피사유“한번 생각해보게. 완벽해 보이는 딥프리징조차 실제로는 완벽한 게 아니었어. 나조차도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몰랐지. 우리는 심지어, 아직 빛의 속도에도 도달하지 못했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우리가 마치 이 우주를 정복하기라도 한 것마냥 군단 말일세. 우주가 우리에게 허락해준 공간은 고작해야 웜홀 통로로 갈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부분인데도 말이야. 한순간 웜홀 통로들이 나타나고 워프 항법이 폐기된 것처럼… Continue reading
- 한 사람을 판단하려면by 커피사유한 사람을 판단하려면 적어도 그가 품은 생각과 그가 겪은 불행과 그가 가진 심상(心想)의 비밀 속에는 들어가봐야 하지 않는가. 그의 삶에 대하여 오로지 물리적인 사건들만 알려고 하는 것은 연대기, 곧 바보들의 역사를 작성하는 짓이 아닌가! 오노레 드 발자크 (Honore de Balzac) – 나귀 가죽 (La Peau de chagrin). 이철의 역. 문학동네. 2009. p.154
- 내가 할 수 있는 한, 늘by 커피사유가난하고 힘이 없고 고달프다 하여 내가 할 수 있는 내면의 빛과 소박한 기품을 스스로 가꾸지 않으면 나 어찌 되겠는가 내 고귀한 마음과 진정한 실력과 인간의 위엄은 어떤 호화로운 장식과 권력과 영예로도 결코 도달할 수 없고 대신할 수도 없으니 늘 단정히 늘 반듯이 늘 해맑게 박소해, 〈늘 단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