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나는 책이나 노래 가사 등을 살피던 중에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문구들을 뽑아서 About 페이지에 정리해왔다. 그런데 문득 오늘 페이지를 살펴 보니 마음에 드는 문구가 너무 많아 보이길래, 아무래도 나 자신이 따로 정리해두고 싶은 문구들을 담을 수 있는 하나의 공간을 만든 뒤 About 페이지에는 진짜 좋아하는 2 ~ 3개 정도만 남기고 여기로 이동해오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문구들은 모두 이쪽으로 모아 기록해두기로 한다.
2022. 1. 2. 처음 Quotes를 만들며. 카페지기 커피사유.
- Veritas Non Est Veritasby 커피사유“과학에 대한 신앙이 전제하고 있는 것과 같은 저 대담하고 궁극적인 의미의 진실한 인간은 그러한 신앙과 함께 삶과 자연 그리고 역사의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긍정한다. 그가 이 ‘다른 세계’를 긍정하는 한, 그는 이와 함께 이 다른 세계의 정반대인 이 세계, 즉 우리의 세계를 부정해야만 하는 것은 아닐까? 과학에 대한 우리의 신앙이 근거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하나의… Continue reading
- 무지와 의심의 덕by 커피사유소크라테스가 소피스트를 제치고 진정한 철학자로 존경받는 것은 역설적으로 ‘무지의 덕’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리스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신탁을 받자 소크라테스는 “내가 아는 유일한 사실은 내가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이다”라고 고백했다. 이때부터 소크라테스는 각지를 돌며 지혜롭다는 사람들을 찾아다녔고, 자신이 어떤 덕을 찾아야 하고, 참된 진리가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질문했다. 질문과 답변이 되풀이될수록 현자들의 무지와 독선은 점점 드러났고… Continue reading
- 장벽 앞에서의 용기by 커피사유스스로의 벽을 깨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걸까. 그리하여 진실 앞에 눈감아버리는 아둔함은 얼마나 높고 거대한, 뒤틀린 장벽을 쌓게 되는 것일까. 나도 바로 그런 행동을 했다. 마음속에 잘못된 그림을 그리고 그 앞에 그저 앉아만 있었다. 진실을 알아내려는 용기가 없었다. 내가 한 걸음만 나아갈 수 있었다면 맥심은 넉 달 전, 아니 다섯 달 전에… Continue reading
- 니체 철학과 ‘철학함’by 커피사유“Gott ist tot. 신은 죽었다.” 프리드리히 니체와 관련하여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한 어록이 하나 있습니다. “신은 죽었다”라는 바로 그 말. 니체 초심자들에게는 마치 ‘신의 존재 부정’으로 들리기에 신성모독 혹은 지극한 현대주의적 발언으로 여겨지곤 하는 말. 그러나 그 뜻을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사실 니체의 전반 사상에 대한 폭 넓은 이해는 물론이거니와 서양 철학의 전반적인 역사 혹은 그… Continue reading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by 커피사유“한번 생각해보게. 완벽해 보이는 딥프리징조차 실제로는 완벽한 게 아니었어. 나조차도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몰랐지. 우리는 심지어, 아직 빛의 속도에도 도달하지 못했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우리가 마치 이 우주를 정복하기라도 한 것마냥 군단 말일세. 우주가 우리에게 허락해준 공간은 고작해야 웜홀 통로로 갈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부분인데도 말이야. 한순간 웜홀 통로들이 나타나고 워프 항법이 폐기된 것처럼… Continue reading
- 한 사람을 판단하려면by 커피사유한 사람을 판단하려면 적어도 그가 품은 생각과 그가 겪은 불행과 그가 가진 심상(心想)의 비밀 속에는 들어가봐야 하지 않는가. 그의 삶에 대하여 오로지 물리적인 사건들만 알려고 하는 것은 연대기, 곧 바보들의 역사를 작성하는 짓이 아닌가! 오노레 드 발자크 (Honore de Balzac) – 나귀 가죽 (La Peau de chagrin). 이철의 역. 문학동네. 2009. p.154
- 내가 할 수 있는 한, 늘by 커피사유가난하고 힘이 없고 고달프다 하여 내가 할 수 있는 내면의 빛과 소박한 기품을 스스로 가꾸지 않으면 나 어찌 되겠는가 내 고귀한 마음과 진정한 실력과 인간의 위엄은 어떤 호화로운 장식과 권력과 영예로도 결코 도달할 수 없고 대신할 수도 없으니 늘 단정히 늘 반듯이 늘 해맑게 박소해, 〈늘 단정히〉
-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by 커피사유길 윤동주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Continue reading
- Your memory will carry onby 커피사유When I was a young boyMy father took me into the cityTo see a marching bandHe said, “Son, when you grow upWould you be the savior of the brokenThe beaten and the damned?”He said, “Will you defeat them?Your demons, and all the non-believersThe plans that they have made?”“Because one day, I’ll leave you a phantomTo… Continue reading
- 중심원리의 대응과 두문자어 대위법by 커피사유주석 한 줄 저자 Douglas R. Hofstadter는 자신이 탁월한 수학자임을, 그 누구보다도 구조를 명백히 포착하고 기술할 줄 아는 구조주의자임을 명백하게 증명했다. 여기서 그의 주장이란 곧 “수론에서의 괴델 문장 G는 분자생물학의 박테리오파지에 대응된다!”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G는 그 정리를 기술하는 형식체계의 완전성을, 박테리오파지는 자신을 복제시켜주는 숙주 세포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동형적이다. 둘 모두 축음기를 파괴하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