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의 도서관 #6. 자유와 안전 사이에서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는 「사유 #29. 바벨의 도서관」에서 영감을 받아 마련한 공간으로, 카페지기 커피사유가 읽거나 접한 책, 글귀 중 일부를 인용,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주석을 덧붙여가며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시도하는 공간입니다.
코로나-19라는 대규모 유행 전염병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생명이 달려있는 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판단에 관한 그 수많은 역사 속의 지적들이 틀리지 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자신의 생명만큼은 그 어떤 금전보다 중하다고 여기는 것이 보편적인 인간의 생존 욕구에 의한 자연스러운 결과이기 때문에 경제와 자유보다 흔히 안전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사람들은 이상하지 않다. 욕구는 자신이 어찌할 수 있는 영역에 위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대한민국 정부가 학원 · 독서실의 방역패스와 관련된 정책을 발표한 뒤 법원이 그 방역패스 효력을 정지한 것을 보도한 신문 기사에 가해지는 각종 비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해당 정책의 효력을 일시 중지하는 것이 방역에 어떠한 위난을 불러올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개인의 자유를 공익보다 우선시한 것이 옳은 판단이냐는 것이 그 근거의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물론 이 외에도 정부가 제대로 된 소통이나 바람직한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못한 것에 대한 제동은 필요하지만 이 상황에서 그렇게 해야 했느냐는 것도 말은 된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와 공익 사이의 갈등이 핵심이 되는 이 논쟁에서 인신공격의 오류를 범하는 비판은 결코 비판이 아니고 비적형의 비난에 불과할 뿐이다.)
나는 이 어려운 자유와 안전 사이에서의 선택에 대한 답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비단 나만이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자유와 안전 사이에 관한 서사나 논쟁은 오래전부터 이루어져왔다. 자유가 먼저냐, 안전이 먼져냐. 개인이 먼저냐, 전체가 먼저냐. 이 논쟁과 갈등은 그 해묵은 역사만큼이나 복잡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갈등을 마주할 때면 항상 떠올리는 문구가 종종 있다. 오늘은 그 문구를 그대로 옮기는 선에서 만족해야 할 듯 싶다.
인용 –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Those who would give up essential Liberty, to purchase a little temporary Safety, deserve neither Liberty nor Saftey.”
“일시적 안전을 얻기 위해 근본적인 자유를 포기하는 자들은, 자유도 안전도 둘 다 가질 자격이 없다.”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