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불가능성과 자기 형벌
… 끔찍한 생각들에 시달리는 때가 있다. 적어도 그것의 다른 이름은 ‘후회’라고도 익히 말해지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에 대한 감정적인 속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끔찍한’ 이라는 수식언을 사용해서 ‘끔찍한 생각들’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시간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그 흐름에 역행하는 것은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 사람들은 시간의 그러한 속성에 대하여 때로는 과거의 어떠한 잘못이 되풀이되는 일은 없다고 안도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러한 과거의 잘못은 사실 형태를 바꾸어 되풀이되기 때문에 그런 논리는 틀렸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의 단방향성에 대한 이런 논리들과 관계없이 – 나는 이러한 시간의 단방향성의 엄격한 절대성에,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나의 잘못을 되돌리고 싶다고 아무리 소망하여도 그럴 수 없다고 단언하는 시간의 그러한 엄격함에 주눅이 들어,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음’이라는 속성을 획득하는 수많은 나의 행보들에 대하여 어찌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낀다.
너무 늦지 않았다는 말도 있고 그러한 끔찍한 생각들은 착각에 불과하며 네가 너무 예민한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인생을 불행하게 사는 것에 익숙한지 나는 때론 내가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그리고 내가 너무 정확하게 지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 하며 일종의 자기 분석적, 그리고 또한 자아 도취적의 시각에 빠지곤 한다.
… 끔찍한 생각들에 시달리는 때가 있다. 적어도 그것의 다른 이름은 ‘후회’라고도 흔히 말해지지만, 나는 그것이 ‘후회’가 아닌 ‘형벌’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서 당연히 발견되는 산물의 일종이라는 자격으로서 그것을 지칭하고 싶은 욕구를 버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