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고일기 #9. 2019. 7. 15.
과고일기(過顧日記)는 카페지기 커피사유가 과학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에 작성한 몇 편의 일기를 옮겨, 과학고등학교 재학 당시의 느낌과 생각들을 되돌아보고 기록해두는 공간입니다.
다시 돌아서 월요일. KESO 준비로 여전히 바쁜 나날이다. 야간 1차시에는 KESO 세미나를 했다. 해수, 해양 파트를 비교적 쉽게 끝내고 다른 아이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내용, 내가 공부하고 고민했던 내용을 함께 나누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다.
S가 해수, 대기 파트에서 내가 빠르게 진도를 나간다고 놓쳐버린 부분들에 대한 지적이나 질문을 많이 했다. 놓친 부분에서 순간 나도 “어?” 했던 것 같았다. 그랬다. 자못 공부라 함은 내가 하나하나 글을 읽으며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고, 내가 알고 있는 개념과 지식에 넣어보면서 발생하는 내적인 모순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으로서 구성되어야 하는데… 나는 본질을 시간에 쫒겨 그만 놓치고 있었던 것이었다. 부끄러웠다. 다시 해양 파트와 대기 파트를 공부하고, 미심쩍은 부분들은 질문과 궁금한 부분을 일일히 주석을 달고 기록해가며, 물음을 던져야 하는 순간이 지금인 것 같다.
KESO 전 J와 KESO 의견 교류를 했다. J는 대기 쪽 – 편서풍 파동과 그 주변 내용에 대하여 자신이 가졌던 의문을 공유했다. 나는 J에게 별과 은하 등, 천문학 파트에 관한 설명을 부탁했다. 뒤에 천문학 쪽도 있으니… 할게 더럽게 많은 것이었다… 젠장할.
수학은 오늘 다시 수학의 정석 I, 5단원 지수방정식과 로그방정식 단원을 끝냈다. 처음 하는 만큼 눈꼽만치도 잘 풀리지도 않을 뿐더러, 낯선 로그와 지수 등이 난무하는 수식에 정신을 제대로 차리기 힘들었다. 그래도 – 언젠가는 우리의 대도 T가 말씀하셨듯이, 익숙해져서 팍팍 계산하고 문제를 맞출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나는 기대한다.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야간 2차시 때에는 C와 내일 화학 메이커 프로젝트 발표 준비를 한다고 활승을 끊어놓고는 C는 자기 생기부 서류가 급하다고서는 자기 서류나 쓰고, 나는… 빌어먹을. 결국 내가 다 했다. 그리고 나도 시간이 남은 관계로, 어영부영 보낼 수 없어서 생기부용 PR자료를 조금 더 보충했다.
세특을 쓰는 기간이라 아무래도 정신이 없다. 그래도 점심, 저녁 시간을 꾸준히 활용하면서, 틈틈이 채워넣다보니 공부하는 시간은 그런대로 확보가 된다. 정말 다행이다. 시간은 이렇게 소중히 쓰면 결국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Y의 TED 발표가 생각난다.
수학 개념 노트를 새로 만들어서 오늘 야간에 수학 I 지수와 로그부터 다시 개념정리를 하는 중이다. L 선생님께서 1학기 처음 시작할 때 추천해주신 방법이었고,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었기에, 멈출 수는 없다. 설령, 누군가가 이것이 쓸모없다고 하더라도 나에게는 무척 의미가 있는 활동이다. 열심히 해야겠다.
갑자기 든 생각인데, 질문 노트 – 아니, 이름을 탐구 노트라 해야 하나? – 를 만들면 어떨까? 그런 것에 나만의 대답을 단다면 정말 좋은 자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세특에도 집어넣기 적절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