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거대한 영감(Inspiration)이 있는 순간 앞에서
최근 들어서 나는 거대한 영감(Inspiration) 앞에 내가 자리하고 있음을 아무래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그러한 거대한 영감 덕분에 떠오르고 있는 각종 아이디어들을 글로 옮기지만 이것들을 다 토막토막으로 쓸 뿐이고 결코 잇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내가 거대한 영감을 한번에 처리할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임을 지시하는 것일 수도 있음을 나는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다고 내 분수에 맞지 않는, 즉 내 처리 능력보다 규모가 큰 영감을 처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은 나의 어쩔 수 없는 본성인 것 같은데, 왜냐하면 나는 그러한 영감이 나의 글 발행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계속 글을 완성시키려고 집착하기 때문이다.
나는 글을 토막토막 써 내면서도 그리고 그 토막글들을 결코 이어붙이고 있지 못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면서도 계속 이 글을 완성시키고 싶다는 강력한 욕구를 거부할 수 없다. 무언가 거대한 영감이 혹은 거대한 불꽃이 내 안에 있어서 무언가 거대한 일을, 무언가 꽤 괜찮은 글을 하나 탄생시킬 것만 같다는 직관의 속삭임을 나는 단호히 물리칠 수가 없는 것이다.
… 직관의 속삭임이 과연 옳은 것인가?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내가 지금 이 거대한 영감으로 추정되는 어떤 것을 완전히 소화시키고 연결시켜서, 한 편의 글로 완결지었을 때에야 비로소 판정될 수 있는 영역 속에 있는 질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