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erm Rad
#1.
조금 전에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다 읽었다. 동생이 나에게 읽어보라고 권한 목적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동생이 나에게 이야기하고자 한 바에 동의할 수 없다. 그 목적인지 무엇인지 알 것 같기 때문에, 그리고 헤르만 헤세와 나의 결정적인 차이점 때문에.
… 아무래도 나도 수레바퀴 아래에 있는 모양이다.
#2.
늘 그렇듯 나는 갈등 속에서 질문을 던지고, 클래식은 나에게 그 해답이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세상과 나”라는 대립 구도, “형식과 비형식”이라는 대립 구도에 이어서 마침내 오늘의 “현실과 이상”이라는 대립 구도에 이르기까지. 클래식은 선율과 구조의 특성상 대립 속에서 양립과 공존, 심지어 합일을 추구한다. 그러한 클래식 특유의 향기는 나에게 도피에서부터의 복귀와 긍정, 갈등과 긴장의 해결을 선사했고 이번도 예외는 아니었다.
… 조만간 클래식이 나에게 준 영감이 하나의 완결된 글로 탄생할 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