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냄새
냄새가 있다. 아주 구리고 더러워서 당장이라도 창문 밖으로 내던지고 싶은 그런 냄새가. 그러나 운명은 이 더러운 냄새와 앞으로 몇 주 이상 ― 아니, 그 이상의 시간을 함께 지내야 한다는 추악한 말을 내뱉고 있다.
그 더러운 냄새는 필시 더럽고 추악한 인간의 냄새이다. 자기 자신을 극복하기를 포기한 인간의 냄새이다. 자신의 앞에 닥쳐오는 파도에 맞서 싸우면서 자기 자신을 지켜나가기보다는, 그 파도 앞에 쓰러지기를 바라는, 그냥 흐르는 대로 흘러가려는 죽은 자의 퀴퀴한 시체 같은 냄새인 것이다.
이 쓰레기 같은 냄새로 가득한 대학(大學) 속에서, 그리고 그 냄새를 누구보다도 가장 강력하게 풍기는 사람 옆에서 나는 질식할 것만 같다. 나는 저런 냄새를 풍기는 더러운 인간이 되지 말아야지, 그렇게 다짐하지만 나 또한 언젠가 방심하면 저렇게 썩어 문드러지고 말 것이다.
내가 경계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냄새이며, 동시에 이 냄새에서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이 가장 명확하게 보이는 것이다. 니체가 본다면 거품을 물고 쓰러질 듯한 이 더러운 대학(大學)의 공기 속에서, 나는 애써 그 냄새를 음악과 지식으로 덮어가며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것이다.
빌어먹을 대학(大學)의 공기여! 이 공기는 다름 아닌 풍토의 문제이다. 사람이 나고 자란 그 국가의 풍토이자 꿈과 영혼을 잃고 쓰러지고 있는 젊은이들의 빌어먹을 퀴퀴한 숙취와 더러운 암내라는 그 풍토의 문제인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있는 힘껏 살아나가지 못하는 시체들 때문인 것이다.
나는 그러한 시체들에게 ‘지성인’의 자격을 부여한답시고 관악으로 불러들인 이 대학(大學)을 날이 갈수록 더욱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나는 빌어먹을 시체가 아닌 인간, 참된 학문 앞의 지성인을 보고 싶은 것이다! 젊은이의 양지와 꿈과 그러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리하여 썩은 내가 아닌 진정으로 향기로운 영혼의 냄새가 느껴지는 그러한 대학(大學)의 풍토이자 공기 속에서 살고 싶은 것이다!
오, 빌어먹을 대학이여! 빌어먹을 나의 운명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