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커피사유

낮에는 학구열과 호기심이 넘치는 학자, 밤에는 실리적인 프로그래머, 새벽에는 새벽만의 또렷한 시각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블로거. 별난 사람, 커피사유입니다.

Stillness

By 커피사유 2025-01-29 0

오래 전부터 나는 새벽을 좋아했다. 새벽의 침묵과 어둠 그 모든 것을 좋아했다. 모든 것이 가려지는 그 때 조용히 빛나는 것들을 하나씩 움켜쥠에 따라 흘러내리는 시간들을 좋아했다. 그랬다. 오래 전부터 나는 새벽을 좋아했다. 오래 전부터 나는, 그 정적(Stillness)을 좋아했다.

부활 #8. 격동기 속에서

By 커피사유 2025-01-27 0

결국 덕수궁 속에서 발견된 것이란 모두 격동기였던 것이다. 고종의 격동기, 그리고 나의 격동기. 인간은 한 치 앞도 내려다보기 힘든 눈보라 속에서 나아가는 존재. 그 눈보라에 때로는 쓰러지기도 하고 하지만 다시 일어나기도 하면서, 비틀거리지만 천천히 걸어나가는 존재. 삶이 그런 것이다. 인간이 그런 것이다.

영원회귀

By 커피사유 2025-01-27 0

영원회귀(永遠回歸, Ewige Wiederkunft). 가장 추상적이고 따라서 모호하지만, 니체가 남긴 가장 귀중한 시니피앙(signifiant). 어느 여정이 계속해서 출발한 곳으로 되돌아온다고 해서, 그 여정에는 과연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일까? 그러나 모든 여행은 결국 출발한 곳으로 되돌아가게 되지 않던가. 실제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세계에서의 여행도, 그리고 우리의 삶도. […]

탐서일지 #18. 데버라 캐머런, 『페미니즘』 I

By 커피사유 2025-01-25 0

니체가 도덕의 절대성에, 마르크스는 경제질서의 절대성에, 프로이트가 이성의 절대성에 의문을 던졌다면, 페미니즘은 ‘젠더(gender)’의 절대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철학으로 평가할 수 있어 보인다. 페미니즘은 우리가 의심없이 전제해왔던 명제들에 대한 재고를 권유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페미니즘의 담론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여기에 있다.

몇 가지 ‘질문’

By 커피사유 2025-01-21 0

#1. 사진 몇 장. 그 첫 번째. 출처: 경향신문 (일론 머스크 X에서 재인용) 출처: 조선일보 (로이터에서 재인용) 출처: BBC 코리아 #2. 역시 사진 몇 장. 그 두 번째. 출처: 국민일보 출처: MBC 출처: JTBC #3. 여기, 작년 11월에 내가 직감했던 오늘. 우리나라와 미국의 정치적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둘 다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했으며 행정부의 권한이 심히 강력하다는 점이 첫째일 것이요, 둘째는 정치적 대립이 두 국가 모두 극단에 이르렀다는 사실일 것이다. […]

민주주의의 자살 (증보)

By 커피사유 2025-01-19 0

12 · 3 비상계엄 선포의 요인(要人), 尹 대통령이 19일 새벽 구속되었다. | 2025. 1. 19. YTN Youtube 라이브 스크린샷. 19일 새벽 尹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습격했다… 우려했던 일이 결국 일어났고, 참담하다…. | 2025. 1. 19. YTN Youtube 라이브 스크린샷. 우리나라와 미국의 정치적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둘 다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했으며 행정부의 권한이 심히 강력하다는 점이 첫째일 것이요, 둘째는 정치적 대립이 두 국가 모두 극단에 이르렀다는 사실일 것이다. […]

젠더 그리고 정치적 내전

By 커피사유 2025-01-17 0

최근 독서 모임 중 하나에서 1월 도서로 데버라 캐머런의 《페미니즘》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아주 ‘의외’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아주 민감한 주제이기도 하고, 남성인 나로서는 여성 친구들의 경험과 정동을 모두 공유하지는 못하기에 어떤 연유에서 페미니즘이 등장했으며 왜 ‘젠더’ 이슈로 우리 사회가 갈등을 겪고 있는지를 좀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어서 개인적으로 내가 여성학에 관심이 많은 친구에게 다뤄주기를 제안했다. […]

사회문화적 성이라는 ‘키치’ 그리고 ‘자유’

By 커피사유 2025-01-17 0

여성성을 옹호하는 목소리 중에 최근 영향력이 커진 주장은 트랜스 페미니스트 줄리아 세라노에게서 나왔다. 그녀는 페미니즘이 남성성을 선호하는 제도화된 가부장적 문화를 재생산한다고 비판한다. 세라노가 말하길, 페미니즘은 여아와 여성이 ‘남성적’ 자질과 활동을 더 잘 받아들이도록 만들었지만, 반대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 문화는 여전히 남성이나 남아가 여성성을 표현하는 데 심한 불편감을 느낀다. […]

문화 또한 ‘심오하다’

By 커피사유 2025-01-17 0

왜 우리는 진화심리학이 들려주는 얘기에 이토록 솔깃한 걸까? 부분적으로는 우리 일상에서 젠더 구분이 고정되어 있고 불변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 한몫한다. 만약, 아무리 말려도 분홍색 물건만을 원하는 딸을 둔 부모라면, 딸의 그러한 고집은 단순한 문화적 규범이 아니라 더 심오한 무언가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천성이나 생물학을 ‘심오한’ 것으로 여기고, 문화는 얄팍하고 피상적인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

생물학적 성 對 사회문화적 성

By 커피사유 2025-01-17 0

시몬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 서문에서 다음과 같은 역설을 언급했다. 인간종(種)에 암컷이 존재한다는 사실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인류의 절반은 암컷이다. 그런데도 여성성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말이 들려온다. 우리는 여성으로 존재하고, 여성으로 남아 있고, 여성이 되라고 요구받는다. 그 말인즉, 모든 암컷 인간이 반드시 여성인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