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11. 2024. 12. 21. ~ 2025. 1. 10.
2025-01-10끝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어서 그 속을 도무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검은색(玄). 실재하지만 인식할 수 없는 바로 그것과의 조우. 심연으로 내려가고자 하는 사다리 앞에서 나는 숨을 고르고 있다.
카페지기 커피사유의 커피와 사유(思惟)가 있는 공간.
끝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어서 그 속을 도무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검은색(玄). 실재하지만 인식할 수 없는 바로 그것과의 조우. 심연으로 내려가고자 하는 사다리 앞에서 나는 숨을 고르고 있다.
오래 전 보낸 편지다. 글은 때로는 말로는 담을 수 없는 무언가를 담는데 제격이다. 우리의 삶, 그 중간에 가는 길이 잠깐 달라져도 글은 여전히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매개하는 법이다.
2025 을사년의 첫 해. 내가 소박하게 바란 것은 ‘회복’이었다. 을사년의 첫 태양을 가족과 함께 맞이하고 왔다. 2024년의 심란한 연말의 여파가 물론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모르지 않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장이 이야기한 바와 같이 ‘희망은 힘이 세므로’ 작은 소망이라도 빌어 보기로 했다. 산자락 위로 샛노란 광구가 떠오를 때, 나는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로 시작하는 경희대학교 교수진의 시국선언문을 떠올렸다. […]
참 다사다난한 갑진년이었다. 개인적 · 사회적으로 참 심란한 해였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 먼저 말하자면, 2년째 끌어오는 연구에 대한 성과가 여전히 나지 못한다는 점이 주된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학원 진학을 비롯하여 졸업 이후를 생각해야 하는 지금, 조속한 복귀와 연구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나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이 뿌리에서 뻗어나오는 심리적 문제와 사회 관계에서의 갈등들이 조금씩 가지를 뻗어나간 끝에 이제는 너무나도 위협적인 규모가 되었기에, 더는 회피하지 않고 결단해야 한다. […]
아주 슬픈 날이다.
오늘의 참사는 단순히 ‘운이 없었다’라는 말로 단정될 수 없다. 모든 죽음에는 사회적 책임이 있는 법이다. 시스템과 매뉴얼들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 우리가 보지 못했던 구조상의 위험들이 무엇이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같은 죽음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반년 전 내가 던졌던 질문 하나: “도가(道家) 사상은 니체의 사상과 일맥상통하는가?” 이제 나는 이 질문에 대해 나름대로의 대답을 찾았다. 그 대답이란 무엇인가? “아니다.”
평가는 이것으로 갈음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QpeNGOpMEb4 그리고 이것으로써 내 태도를 갈음한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72623.html
인간은 여러 유혹에 흔들리고, 위험을 피하고 싶어한다. 나 또한 목전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그러나 토요일 늦은 밤까지 추운 겨울 속에서 서로의 곁에 서 있던 시민들은 알고 있었다. 냉철한 이해타산만으로 살기에는, 항상 위험을 피하면서 살기에는 우리의 마음 속 한켠의 바로 그것이 너무나도 귀중하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