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Books & Texts

카페지기 커피사유가 읽은 책과 관련된 이야기 및 생각들을 모은 공간입니다.

탐서일지 #20.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III

By 커피사유 2025-03-30 0

전례없는 시간, 전례없는 사유, 전례없는 회복. ― 철학적 사유가 〈죽음〉과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까운 지금, 나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되짚어본다. 나는 방금 막 〈우물〉에서 빠져나왔다. 불타고 있는 〈숲〉과 아침을 기다리는 〈초원〉 사이에 자리한, 모든 인간이 가진 그 〈우물〉로부터.

탐서일지 #19.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II

By 커피사유 2025-03-18 0

“죽음은 삶의 대극이 아니라 그 일부로 존재한다.” ― 《노르웨이의 숲》은 이 문장에 담긴 인간 존재의 근간에 자리한 두 개의 항에 주목한다. 〈죽음〉, 그리고 〈삶〉. 인간은 이 둘의 경계에 놓인 존재이기에 가운데 자리한 〈우물〉 옆에서 질문을 던진다. “삶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마침내는, “왜 인간은 자살하지 않는가?”라고.

탐서일지 #18.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I

By 커피사유 2025-03-09 0

인간은 자신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타인에 대해서는 또 어떨까? 그러나 우리는 오직 자신과 타인 모두를 타자로써 체험할 수 있을 뿐이다. 최초의 단절, 즉 〈상실〉은 여기서 시작된다. 철학, 문학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학문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갈 때 항상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탐서일지 #17. 데버라 캐머런, 『페미니즘』 II

By 커피사유 2025-01-30 0

오늘날 우리는 도처에서 금지에 대한 이의가 제기됨을 목격한다. 아래로 내려가서 보았을 때, 이것은 ‘문을 열고 나가는’ 과정이며 스스로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만나는 과정이다. 〈페미니즘〉은 금지가 목표하는 일원성과 맞서 싸운다. 그리고 이 철학은 바로 이 방법에 의해서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탐서일지 #16. 데버라 캐머런, 『페미니즘』 I

By 커피사유 2025-01-25 0

니체가 도덕의 절대성에, 마르크스는 경제질서의 절대성에, 프로이트가 이성의 절대성에 의문을 던졌다면, 페미니즘은 ‘젠더(gender)’의 절대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철학으로 평가할 수 있어 보인다. 페미니즘은 우리가 의심없이 전제해왔던 명제들에 대한 재고를 권유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페미니즘의 담론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여기에 있다.

탐서일지 #14.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II

By 커피사유 2024-10-25 0

진정으로 철학적이며, 진정으로 인간적인 질문. 그것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인간 존재가 처한 가장 심오하면서도 가장 감동적인 부조리, 그것은 쿤데라에게는 무거움과 가벼움의 대립으로, 나에게는 혼돈과 질서의 대립으로 간주된다.

탐서일지 #11. 프리드리히 니체, 『도덕의 계보』 I

By 커피사유 2024-08-25 0

대학에서 지난 3년 동안 나는 니체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의 말을 곱씹은 끝에, 마침내 나는 그에 대한 평가, 그의 사상에 대한 비평 준비가 만족스러운 수준에 달했다는 직감에 도달했다. 니체에 대한 부분적 〈침묵〉을 중단할 때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