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의 道 위에서
진실은 항상 보이는 것 너머에 있었다. 항상 그랬다. 일차적으로 인지되는 것은 그 인지가 지각적인 것이 아니고서는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 나아가 신뢰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보이는 것을 넘어가 어떤 층위에 존재하는 진실을 찾으려고 할 때 나는 너무나도 수많은 제한과 장애물에 부딪혔다. 한때 나는 그 장애물들의 대부분은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남에 따라 나는 그 장애물들의 대부분이 사실은 나 스스로의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나는 진실을 찾으려고 할 때 필연적으로 나 자신 안의 어떤 것을 그 진실에 도달하는 대가로서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이 진실에 도달하고자 하는 나의 길을 가로막는 어떤 문지기가 나에게 요구하는 사실상 유일한 대가였고 나는 평소에는 그 대가가 그래도 꽤 싼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순간이면 그 대가가 전혀 싼 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그 문지기를 맞닥뜨리는 순간이면 통행을 위해 나의 일부를 포기해라는 그의 요구에 반발하기를 반복했고, 그 때마다 문지기는 추악한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었기 때문에 나는 단신으로 문지기에 맞서야 했다. 추악한 문지기와 개인의 영혼의 싸움이란 고독한 것이며 문지기와의 싸움은 애초에 문지기를 통과하는 공간이란 통과하기를 원하는 자의 안에 있는 법이므로, 그 전장에는 아무도 올 수 없었고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독하게 싸웠으나 그 싸움의 고독함에 대하여 가끔은 지쳐 나가 떨어져 극심한 우울의 늪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늪에 떨어질 때이면 길을 헤매기는 해도 매번 다시 문지기 앞에 섰다. 나는 문지기가 나의 일부를 통행의 대가로 영원히 압수하거나 파괴할 수도 있음을 문지기 앞에 다시 서는 그 순간마다 다시금 떠올렸다. 하지만 나는 다시 한 걸음을 내딛어 다시 문지기의 추악함에 반발하기를 계속해왔다. 싸움의 결과가 어떻든지 간에 즉 내가 패배하여 일부를 잃든지 잃지 않든지, 모든 상처와 다툼을 뚫고 도착한 보이지 않는 진실의 영역에서 내가 발견하는 바는 형언할 수 없는 어떤 것을 나 스스로에게 채워넣어 준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