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
점심을 먹고 기숙사에 가서, 뭔 문자라도 왔는가 하고 휴대전화를 열어보았다. 웬걸, 정말 오랜만에 그 친구였다. 바쁘게 살아서 잊고 지냈는지, 아니면 그냥 가슴 한 켠에 묻고 지냈던 것인지… 사실 둘 중에 어느 것인지를 떠나 둘 다 같은 말인 것 같지만, 오늘 그 친구의 생일 축하 문자는 그리도 반가웠다.
늘 그 친구에게는 미안하기만 하다. 뭘 해준 것도 없고 뭘 내가 그 친구를 위해서 지금 해 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는데 그 친구는 나를 항상 기다려주고 참아주고 들어주었던 사람이다. 그렇기에 나는 그 친구에게 아마도 평생의 빚을 지고 살아가겠지.
아마도 내가 거대한 성공을 거둘 때, 머지 않아 거두면 좋겠는 그 성공에 대해서도, 그 기쁨을 가장 먼저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은 바로 다름 아닌 그 친구이다. 자기만의 이익을 위해 다투는 잔인한 세상에서, 그나마 한 줄기의 빛이라도 보여준 사람이 그 친구이다.
외로울 때, 손을 내밀어주고 늘 기다려준 그 친구에게 늘 미안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