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쓰고 싶은 순간은
나는 이상하게도 일주일에 적어도 3일 정도는 글을 써야겠다는 강력한 욕구가 드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 같다. 글을 써야겠다는 강력한 욕구가 나는 자연스러운 것인 줄 알았으나, 주변에서 나에게 말하는 바를 최근 고려해본 결과 그렇게 보편적인 욕구 특성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특이한 인물인 것인지, 아니면 별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너무 신경과민적으로 반응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후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그래도 무엇이 정답이던지 간에 그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글을 써야 하는 강력한 욕구가 드는 날에는 나는 이 욕구를 욕구 자체로 인지하지 않는 듯 하다. 이런 시시콜콜한 글을 쓰는 순간의 경우는 이러한 욕구가 이미 지나간 뒤라서, 이러한 상황을 무어라 언해(言解)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 아마도 나는 무언가 홀리는 경험을 하는 것 같다. 이러한 경험적 상황이 논리적으로 규명되지 않는 것은 분명히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정황이나 진실성을 우선 가치로 두고 인정해야 할 것을 인정한다면 분명히 그러하다. 무언가 나 자신이 적어도 일주일에 3번은 쓰도록 만드는 어떤 것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나는 지울 수가 없다.
어쩌면 그 ‘어떤 것’이라고 하는 글쓰기의 동기부여자는 나 자신의 깊은 상처에 내재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는 나의 뒤틀린 욕구 표출일 수도 있지 않을까. 즉, 과거에 대한 내재된 상처가 숨겨지고 숨겨져 발화로써는 도저히 표현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안에 계속 있기에는 답답한 것이어서 글의 형태를 빌려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자신을 표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논의를 뚫고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그렇게 일주일에 3회 이상을 쓰게 만드는 이 ‘어떤 것’이 나는 그렇게 싫지는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