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운명
가끔씩 불안해질 때가 있다.
그 이유를 알면서도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왜 내가 지금 안절부절할 수밖에 없는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 것인지 그것들을 모두 알더라도 다가오는 일들이 종국에 도달하지 않는 이상 결코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 마음이기 때문이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용감한 시인들은 눈에 보이는 것들로 내면 속 깊숙히 자리한 그 무엇들을 어떻게든 끌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설명되지 못한 것들이 남아 거기에 있다. 아무리 시를 읽어도, 아무리 소설을 읽어도, 아무리 논문을 읽어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들이 있다.
그 미묘한 일상 속의 발견들, 관찰들을 나는 해명해야만 하는 운명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