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문헌들을 정리할 공간을 만든다는 것
보고서나 어떤 학술적인 글들을 써야 하는 과제에 종종 시달리곤 하는 나는 그런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바로 ‘참고 문헌들을 효과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바로 그 생각 말이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시피, 학술적인 글에서 분량이 조금 길어지는 경우는 다량의 참고 문헌이 포함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러한 참고 문헌들을 RISS나 KISS, 서울대학교 도서관 등을 이용하여 검색한 후 일일이 분석하다보면, 일전에 분석했던 자료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그 자료에서 주목하거나 참고해야 할 부분은 어디에 있는지, 내가 이 자료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했는지, 이 자료의 한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했는지 등을 잊어버리는 것을 물론이고,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는 참고문헌의 서지사항을 잊어버리는 경우들도 허다하다. 나 또한 이러한 일반적이라고 생각되는 경우에 대한 예외로서의 사람은 아니어서, 다시 그 자료를 찾고 읽은 후에 서지사항을 찾아 다시금 참고 문헌 목록에 등재하는 것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버려야 했다.
효율적인 시간 사용의 중요성을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학습을 하는 데 있어 가능한 많은 시간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비로소 제대로 깨닫게 된 나는, 아무래도 이런 식으로 버려지는 시간을 더욱 더 늘리고 싶은 생각은 당연히 없었다. 그래서 몇 가지 해결책들을 근래에 검토해왔는데, 마침내 오늘 기존에 각종 인터넷 스크랩 자료들과 할 일, 메모들을 모아놓는 Trilium Notes(개인적으로 서버에 self-host하여 운영 중이다)에서 Script API를 이용한 기능 추가를 통해 참고문헌들을 간편하고 쉽게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API 문서를 읽고 대충 Javascript로 몇 가지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니까 30 ~ 40분 정도만에 뚝딱 만들어낼 수 있었다. 자동으로 특정 단축키를 입력해서 새로운 문헌을 추가하고, 그 문헌에 대한 저자, 종류, 제목 등의 서지사항과 함께 그 참고문헌의 요약과 그 문헌에 대하여 내가 내린 평가와 참고점 분석 등을 기록해둘 수 있도록 조치했다.
내가 원하는 기능을 100줄도 안 되는 코드를 이용하여 API를 호출해 구현할 수 있다는 Trilium Notes의 확장성을 간만에 제대로 써 먹은 것 같다. 역시, 코드를 조금 쓸 줄 아는 경우에 이런 종류의 확장성이 제공된다는 것은 거의 사실상 그 프로그램에 보장해주는 모든 기능을 재배열 혹은 재연결함으로써, 프로그램을 입맛대로 개선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나에게 가장 기분 좋은 것이다.
오늘 주간 중에 구현한 이 참고문헌들을 정리하는 공간들을 이용해서, 앞으로는 조금 더 효율적인 참고 문헌의 조사에 관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