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아! 그대들은 연어의 운명에 대해 알고 있는가? 태어난 그곳으로 돌아가려고 기여코 강물을 거슬러 오르려고 하는 연어의 운명을.
연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려고 무진장 애를 쓴다. 죽을 힘을 다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지느러미를 휘젓고 튀어 오른다. 그러나 연어가 죽을 힘을 다해 강물을 거슬러 오르려 할 때, 강물은 연어의 이러한 의지와는 상관없이 상류에서 하류로 세차게 흐른다.
연어는 종종 강물의 방향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꿀 수 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 어쩌면 연어는 모종의 방법으로 자신의 지느러미를 이용하여 강물의 흐름을 거꾸로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연어도 알고 있을 것이다. 거대하고 세찬 강물에 비하여 너무나도 작은 자신의 몸뚱아리로는, 자신의 지느러미로는 도저히 강물의 의지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그 무엇이 쓸려 내려가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는, 더없이 잔혹하고도 무심하게 흐르는 강물의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것을.
세찬 물살 속에서도 상류로 올라가고자 하는 자신의 꿈을 버리지 못하는 연어는 그래서 더욱 이를 악물고 튀어 오르는 것이다. 자신을 향해 휘몰아치는 물살과 소용돌이 속에서도, 자신을 가로막는 폭포나 장애물 앞에서도 안간힘을 다해 튀어오르고 헤엄쳐 올라가는 것이다. 자비없는 물살은 자신이 헤엄을 멈추어도, 튀어오르기를 멈추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물살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기에. 불가능과 무능이라는 현실적 장애물 ― 또는 공포 앞에 선 연어는 그렇기에 그 공포만큼이나 절박하게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고자 하는 것이다. 강물은 절박하지 않은 자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이 절망적인 연어의 운명을 그대들은 아는가. 자비없는 물살을 헤쳐나가며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고자 하는, 그리하여 자신이 원하는 바로 그곳에 도달하고자 하는 연어의 운명을. 죽을 힘을 다하여 상류로 어떻게든 올라가고자 하는 연어의 그 눈물겨운 노력을.
자비없는 강물은 연어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연어 앞에는 휘몰아치는 물살이, 그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수많은 계곡과 폭포가 그의 생명을 끊어놓을 듯하게 위압적으로 서 있다. 그러나 연어는 자신의 꿈을 버리지 못한다. 어떻게든 자신이 원하는 상류로 올라가고자 한다. 고달픈 연어의 비루하고도 절망적인 운명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아! 서글픈 연어의 운명이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물을 거슬러 오르고자 하는 연어 그대의 잔혹하고도 눈부신 아름다움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