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 Up The Place #1. 제1차 SNU JIVE Listening
Jazz Up The Place 시리즈는 재즈에 막 처음으로 입문한 카페지기 커피사유가 Jazz에 관해 탐구하고 배운 내용들을 기록하고, 관련된 곡들과 지식들을 갈무리하여 담아두는 공간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이 시리즈에는 Jazz와 관련된 다양한 지식들, 그리고 이 지식들과 연관되는 대표곡들을 수록합니다.
들어가며
이번 첫 번째 Jazz Up The Place 시리즈의 포스트에서는 2021. 3. 25. 목요일에 “재알못(Jazz를 알지 못함) 탈출기 – 1. 리듬으로 알아보기”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던 서울대학교 재즈 동아리 JIVE의 정기 목요 Listening 세션에서 배운 내용들을 정리하려고 한다. 처음으로 그나마 비교적 체계적인 Jazz의 몇 가지 용어들과 개념들을 배운 것 같은데, 몇 가지 모르는 용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은 가야할 길은 먼 듯 하다. 하지만 분명 조금씩 나아가다보면, 늘 그렇듯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그렇게 믿어야만 한다.
오늘의 선곡
이번 포스트에서 다룰 재즈곡들은 다음과 같다. 이들 전체를 JIVE의 Listening 세션 모임장께서 Youtube Playlist로 정리해두셨으니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다.
1. Baubles Bangles and Beads – 허소영.
2. Moanin’ – Charles Mingus.
3. If you could see me now – Bill Evans.
4. Strasbourg St. Denis – Roy Hargrove.
5. Ceora – Lee Morgan.
6. Spain – Chick Corea
7. Minor Swing – Joscho Stephan.
재즈의 리듬에 따른 분류
Jazz에는 수많은 리듬들이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다 다루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주된 재즈의 리듬들을 살펴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재즈를 리듬에 따라 분류한 것에는 Swing, Funk, Bossa Nova, Latin, 그리고 그 이외 집시 Jazz 등이 있다. 여기에서는 이들 볼드체로 열거한 5개의 종류들에 대해서만 살펴보기로 한다.
Swing
Swing은 재즈의 주된 리듬 중 하나로, 재즈를 대표하는 리듬이기도 하다. Swing 리듬의 경우는 두 번째 및 네 번째 박자에 강세가 있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인데, 이를 two, four에 강세가 있다고도 표현한다. Swing을 들을 때에는 이러한 two, four의 강세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내적으로 two, four를 중심으로 들으면 Swing의 박자를 더욱 즐길 수 있다. Swing은 보통 8분음표를 중심으로 곡이 전개되며, 마치 곡이 앞으로 걸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Swing에서는 리듬을 일부로 정박보다 약간 늦게 주는 Lay Back이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Swing은 그 빠르기에 따라, Swing Ballads, Medium Swing, Up Tempo Swing (또는 Medium Up Swing)으로 분류한다. 보통 가장 BPM이 빠른 Up Tempo Swing의 경우는 180 이상의 BPM을 가지며, 중간 정도의 BPM을 가진 Medium Swing의 경우는 BPM이 100 ~ 160 정도이다. 100 이하의 BPM을 가지는 Swing은 Swing Ballads로 볼 수 있다.
Medium Swing
100 ~ 160 BPM 정도를 가지는 중간 정도 빠르기의 Medium Swing은 특유의 약간 살랑살랑거리고, 조금씩 흔들거리는 느낌으로 유명하다. 보통 그렇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아 초심자부터 매니아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Swing 장르이기도 하다. 대표적 예시곡으로 선곡표에 수록된 허소영의 Baubles Bangles and Beads가 있다.
Up Tempo Swing
160 BPM 이상의 빠른 빠르기를 가지는 Up Tempo Swing의 경우, 약간 빠르기 때문에 그렇게 초심자가 듣기에 완전히 편하지는 않다. Medium Swing의 약간 흔들거리며 걷는 느낌에서 템포가 빨라진, 약간 터벅터벅거리는 느낌을 전반적으로 풍기는 편이다. 대표적인 곡으로는 Charles Mingus의 Moanin’이라는 곡이 유명한데, 이 곡은 처음에 등장하는 “Oh ~ Hu!”라는 추임새로 유명한 곡이며, 특히 브라스(금관 특유의 풍성한 사운드)가 굉장히 많이 나와, 브라스 소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인기가 높은 곡이기도 하다.
Swing Ballads
템포가 100 BPM 이하인 Swing Ballads는, Medium Swing이나 Up Tempo Swing과는 달리 굉장히 느리고 잔잔하며, 서정적인 느낌이 있어 대중적으로 인기가 특히 많다. 선율이 간질거리고 기분이 좋아 ‘분위기 좋은 재즈곡’들에 주로 선정되어 유튜브 재생 리스트에 많이 등재되는 분류이기도 하다. Swing Ballads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곡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중 하나인 Bill Evans의 If you could see me now인데, 이 재즈 피아니스트는 피아노의 터치가 굉장히 세심하고, 서정적인 연주 덕분에 나 자신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Funk
간지럽히는 듯한 연주가 Swing이었다면, Funk는 Swing과의 다른 박자감이 강하고 명확한 그루브로 승부를 보는 타입이라 말할 수 있다. 쿵빡(?) 이라고도 부르는 one에 베이스, three에 스네어를 치는 패턴으로 주로 “쿵치빡치”라는 의성어로 표현되는 드럼이 핵심인 Funk의 경우는, BPM은 느리지만 16음표로 박자를 쪼개 연주하므로, 연주는 빠른 편이다. 드럼의 그 마법의 one, three의 패턴으로 하여, 약간 살짝 들뜨게 하면서 저절로 비트를 타게 되는 장르로 유명하다. 재즈곡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고개가 자동으로 끄덕거려지고 있다면 Funk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Funk는 one, three가 드럼에서 강조되어, 상대적으로 two, four에 대한 강세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Swing 처럼 엇박으로 two, four에 리듬을 탄다면 색다른 매력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가끔 Funk에서는 one, three의 강세의 패턴을 살짝 변형하여 three에서 살짝 흘리고 four에 강세를 주기도 한다. 이 경우의 드럼 리듬은 대략적으로 “쿵치치빡“으로 말해질 수 있다.
약간의 Off-Topic 논의
JIVE에서는 즉흥 연주(JAM)을 보통 종종 동아리방에 모여서 진행한다. 동아리 선배들의 말에 따르면, 그 JAM마다 보통 드럼과 베이스는 Funk으로 새고, 피아노는 Swing으로 새는 편이라고 한다.
피아노의 경우는 Funk를 하면 코드는 간단하지만 라인을 예쁘게 맞추기가 어려워, 자유로운 변주가 가능한 Swing을 보다 선호한다고 한다.
Funk의 대표적 예시곡으로는 Roy Hargrove의 Strasbourg St. Denis라는 곡이 대표적이다. 이 곡은 멜로디가 단순하면서도 치명적으로 매력적이라, Funk하면 근본적인 곡이라고 대두될 정도로 다수에게 사랑받는 곡이다. 이 곡에는 다양한 Live Version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다고 인정받는 버전은 2007년 New Morning Club Live Version이다.
Bossa Nova
‘새로운 흐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Bossa Nova는 약간 Chilllin’한 느낌의 West Coast라는 장르와 브라질의 Samba 리듬이 합쳐지면서 형성된 재즈의 한 장르로, 삼바 리듬을 베이스로 해 위에 올려지는 감미롭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살랑거리는 휴양지 느낌으로 유명하다. 개인적으로도 재즈에 입문하게 된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장르이기도 해서 많은 애착이 가는 장르이지만, 재즈 매니아들이나 재즈 연주가들에게는 농담조로 상업적인 장르라는 농담이 자주 나오기도 한다. 일반적인 대중들에게 너무 유명한 나머지, 음악적인 가치가 약간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는 농담이 대부분이다. R&B에서도 Bossa Nova의 리듬을 차용하여 리듬을 만들기도 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이니, Bossa Nova의 리듬은 대중들에게 매우 선호되는 리듬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Bossa Nova는 대부분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갈하고 깔끔한 솔로 형태의 멜로디가 주가 된다. 너무 보여주려고 하면 오히려 역으로 망가지는 장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절제’가 매력인 장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듯 하다.
약간의 Off-Topic 논의 – 재즈의 기원에 관하여
Jazz는 아프리카의 리듬을 주로 기반으로 하고 있었는데, Bossa Nova를 시작으로 남미의 라틴 리듬 외 다양한 리듬들이 Jazz로 시도되면서 리듬의 사용이 매우 다양해졌다.
Bossa Nova의 리듬은 크게 아프로큐반과 삼바를 필두로 한 브라질계 리듬 2가지 분류로 나뉜다고 한다.
Bossa Nova의 대표적인 곡으로는 Lee Morgan의 Ceora라는 곡이 있다. 이 곡은 Bossa Nova에 해당하지만, 정통 재즈적인 음악적 시도를 결부시킨 곡으로도 유명하다. Bossa Nova의 특유의 달콤하고, 부드럽게 흘러가는 서정적 멜로디가 듣기에 아주 편안한 느낌을 준다.
Latin
Latin의 경우는 남미의 라틴계 리듬을 중점적으로 적용한 Jazz의 장르로서, 1950년대 즈음에 Latin 열풍이 불면서 발전했다. Latin은 리듬을 구성하는 악기들이 보통 드럼 세트로만 리듬을 구성하는 타 장르와는 다르게 굉장히 다양한 구성을 가지고, 전적으로 리듬이 남미의 흥겨운 느낌을 띤다. 하지만 박자감이 라틴 박자답게 굉장히 복잡하여, 연주하기 어려워 즉흥 연주도 하기 어려운 (특히 박자를 넣는 드럼은 특히 거르는) 장르에 속한다. 하지만 이러한 복잡한 박자감과 화려함이 매력이라, 매니아층들에게 인기가 있는 장르이다. 다만 이 점이 입문자들에게는 듣기 어렵게 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Latin의 대표적인 곡은 Chick Corea의 Spain이라는 곡이 있다. Chick Corea라는 재즈 피아니스트는 안타깝게도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Latin 풍의 정열적이고 흥겨운 느낌의 리듬을 잘 살렸으며, 세련된 피아노 연주의 실력이 수준급이다. 나는 이전에 Spain이라는 곡을 Al Jarreau의 가사가 있는 버전으로 한 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세련된 피아노 연주의 버전인 이 곡이 훨씬 더 듣기에 좋았다. 이 곡은 키보드로 치는 퍼커시브 효과가 좋다는 평을 자주 들으며, 특히 컴핑이 굉장하다는 평이 많다.
컴핑이란?
컴핑은 ‘동반자, 동료’를 뜻하는 Accompany에서 온 말로서, 쉽게 말하자면 주 선율의 빈 부분을 채워주는 동료적 선율, 혹은 반주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피아노와 기타와 같은 화성악기들이 주 선율을 받추어주기 위해 만들어내는 기교나 선율들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또 다른 표현으로 말하자면 음악의 빈 공간들을 채워주는 추임새, 반주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집시 Jazz
집시 Jazz는 리듬이 굉장히 애매한 장르로 유명하다. 굉장히 애매해서 뭐라고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들으면 아는 그런 종류의 장르이다. 어떻게든 리듬감을 설명한다면 다른 장르들에 비해 비교적 평범한 one-two-three-four, one-two-three-four의 리듬감을 갖는 느낌이라 말할 수 있겠다. 다만 특유의 휘뚜루-마뚜루한 느낌으로, 약간 Old하고 촌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어, 약간 입문자에게는 듣기 어려운 장르로 다가올 수도 있다. 참고로 이 집시 Jazz의 경우는 기타 선율이 핵심적인데, 이 선율을 위하여 별도로 통이 큰 집시 Guitar를 연주에 사용할 정도이니 말 다 했다. 집시 Jazz의 경우는 곡에 기-승-전-결의 느낌은 없지만, 재미있는 스킬로 청중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한 동아리 선배의 추측에 따르면, 집시 민족은 워낙 떠돌이 생활로 유명하기 때문에, 집시 재즈는 보통 길거리에서 연주되는 재즈 음악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길거리 공연에서는 화려한 스킬로 청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스킬이므로, 이런 식의 길거리 JAM을 통해서 발전했기 때문에 기승전결보다는 중도의 화려한 기술에 집시 재즈가 중점을 맞추었다고 생각된다.
집시 Jazz의 대표적인 곡으로는 Joscho Stephan의 Minor Swing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