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11. 2024. 12. 21. ~ 2025. 1. 10.
2025-01-10끝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어서 그 속을 도무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검은색(玄). 실재하지만 인식할 수 없는 바로 그것과의 조우. 심연으로 내려가고자 하는 사다리 앞에서 나는 숨을 고르고 있다.
카페지기 커피사유의 커피와 사유(思惟)가 있는 공간.
끝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어서 그 속을 도무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검은색(玄). 실재하지만 인식할 수 없는 바로 그것과의 조우. 심연으로 내려가고자 하는 사다리 앞에서 나는 숨을 고르고 있다.
오래 전 보낸 편지다. 글은 때로는 말로는 담을 수 없는 무언가를 담는데 제격이다. 우리의 삶, 그 중간에 가는 길이 잠깐 달라져도 글은 여전히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매개하는 법이다.
아주 슬픈 날이다.
오늘의 참사는 단순히 ‘운이 없었다’라는 말로 단정될 수 없다. 모든 죽음에는 사회적 책임이 있는 법이다. 시스템과 매뉴얼들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 우리가 보지 못했던 구조상의 위험들이 무엇이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같은 죽음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반년 전 내가 던졌던 질문 하나: “도가(道家) 사상은 니체의 사상과 일맥상통하는가?” 이제 나는 이 질문에 대해 나름대로의 대답을 찾았다. 그 대답이란 무엇인가? “아니다.”
인간은 여러 유혹에 흔들리고, 위험을 피하고 싶어한다. 나 또한 목전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그러나 토요일 늦은 밤까지 추운 겨울 속에서 서로의 곁에 서 있던 시민들은 알고 있었다. 냉철한 이해타산만으로 살기에는, 항상 위험을 피하면서 살기에는 우리의 마음 속 한켠의 바로 그것이 너무나도 귀중하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니체의 영원회귀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무슨 사랑을 말하는가? 그것은 있는 그대로를 긍정하는 초인의 사랑을 말한다. 책을 마무리하며 나는 단 한 가지의 질문만을 남겨두게 된다. “영원회귀 속의 인간은 가능한가?”
진정으로 철학적이며, 진정으로 인간적인 질문. 그것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인간 존재가 처한 가장 심오하면서도 가장 감동적인 부조리, 그것은 쿤데라에게는 무거움과 가벼움의 대립으로, 나에게는 혼돈과 질서의 대립으로 간주된다.
안녕하세요, 커피사유입니다. 최근 이메일 새 글 알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Automatic사의 Jetpack 뉴스레터 서비스가 잦은 오류를 일으킴에 따라, 부득이 뉴스레터… Continue reading
니체, 알베르 카뮈, 질 들뢰즈 그리고 밀란 쿤데라. 혹자는 이들에게 무슨 공통점이 있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유약한 인간이 만들어낸 〈키치〉라는 가장 인간적인 결과물 앞에서, 나는 스스로의 철학적 여정이 중간 기착지에 도달했음을 인식하게 된다.
안녕하세요, 커피사유입니다. 2021년부터 지금까지 약 4년 정도를 써 왔던 기존 stevenoh0908.kro.kr 도메인에서 stevenoh0908.pe.kr 도메인으로 블로그 주소를 이전함을 알려드립니다. 당초 사용해왔던…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