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숲

2025-03-30 0 By 커피사유

“「노르웨이의 숲」 부탁해.” 나오코가 말했다.

레이코 씨가 부엌에서 고양이 저금통을 들고 오자 나오코가 지갑에서 100엔 동전을 꺼내 거기에 넣었다.

“뭔데요, 그거?”

“내가 「노르웨이의 숲」을 신청할 때마다 여기에 100엔을 넣기로 되어 있어. 이 곡을 제일 좋아하니까 특별히 이렇게 해. 마음을 담아 신청하는 거지.”

“그게 내 담뱃값이 되기도 하고.”

레이코 씨는 손가락을 푼 다음 「노르웨이의 숲」을 연주했다. 그녀의 연주에는 마음이 담겼고 그러면서도 지나치게 감정에 빠져들지 않았다. 나도 호주머니에서 100엔을 꺼내 저금통에 넣었다.

“고마워.” 레이코 씨는 그렇게 말하며 방긋 웃었다.

“이 노래를 들으면 때로 나는 정말 슬퍼져.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마치 깊은 숲 속을 헤매는 듯한 느낌이 들어. 춥고 외롭고, 그리고 캄캄한데 아무도 나를 도와주러 오지 않아. 그래서 내가 원하지 않으면 레이코 씨는 절대로 이 곡을 연주하지 않아.” 나오코가 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Norwegian Wood)》. 민음사. 2024. p. 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