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원리의 대응과 두문자어 대위법
중심원리의 대응과 두문자어 대위법
중심원리의 대응은 제4장에서 선보였던 두문자어 대위법과 괴델의 정리 사이의 대응과 비슷하다는 사실이 판명된다. 따라서 우리는 세 체계 사이에서 평행관계를 끌어낼 수 있다.
- (1) 형식체계와 문자열 ;
- (2) 세포와 DNA 가닥 ;
- (3) 전축과 음반.
아래 표에는 체계 (2)와 (3) 사이의 대응관계가 주의 깊게 설명되었다:
두문자어 대위법 분자생물학 축음기 세포 “완전한” 축음기 “완전한” 세포 음반 DNA 가닥 주어진 축음기에 의해서 연주될 수 있는 음반 주어진 세포에 의해서 증식될 수 있는 DNA 가닥 그 축음기에 의해서 연주될 수 없는 음반 그 세포에 의해서 증식될 수 없는 DNA 가닥 음반의 홈선을 소리로 변환하는 과정 DNA를 mRNA로 전사하는 과정 전축에 의해서 생성된 소리 mRNA 가닥 소리를 축음기의 진동으로 번역 전령 RNA를 단백질로 번역 외부의 소리를 축음기의 진동에 대응시킴 유전자 코드(mRNA 트리플렛을 아미노산에 대응시킴) 축음기의 파괴 세포의 파괴 특별히 전축 X를 위해서 만들어진 노래의 제목: “나는 전축 X에서 연주될 수 없어요” 특별히 세포 X를 위해서 만들어진 DNA 가닥에 대한 높은 층위의 해석: “나는 세포 X에서 복제될 수 없어요” “불완전한” 전축 증식할 수 없는 DNA가 적어도 하나 존재하는 세포 “거북 – 괴델(Todel)의 정리”: “주어진 특정한 축음기에 대해서, 연주될 수 없는 음반이 언제나 있다.” 면역 정리: “주어진 특정한 세포에 대해서, 증식될 수 없는 DNA 가닥이 언제나 있다.” 괴델의 정리의 유사체는 특이한 사실로 보이지만, 아마도 분자생물학자들에게는 그리 유용하지 않을 것이다: (유용하지 않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아주 명백할 것 같다.)
다음과 같은 DNA 가닥을 설계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하다. 세포 안에 주입되면, 전사되자마자, 세포(또는 DNA)를 파괴하고 그 결과 그 DNA를 증식하지 못하게 할 그러한 단백질이 만들어지도록 할 것이다.이것은 적어도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좀 웃기는 시나리오를 떠올리게 한다. 즉 침투형 바이러스 종(種)이 교활한 수단으로 세포 속으로 들어가서, 바이러스 자체를 파괴하는 효과를 가지게 될 단백질이 확실히 만들어지도록 주의 깊게 공작한다! 그것은 분자 층위에서의 일종의 자살 ― 또는 에피메니데스 문장이라고 해도 좋다 ― 이다. 분명히 이 현상은 종의 생존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장점으로 입증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현상은 세포와 세포 침입자들이 개발했던 방어와 파괴 메커니즘의 형식적 겉모습이 아니라 진수를 보여준다.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Douglas Richard Hofstadter) – 《괴델, 에셔, 바흐: 영원한 황금 노끈 (Gödel, Escher, Bach: an Eternal Golden Braid)》, 박여성 · 안병서 공역, 까치, 2018.
주석 한 줄
저자 Douglas R. Hofstadter는 자신이 탁월한 수학자임을, 그 누구보다도 구조를 명백히 포착하고 기술할 줄 아는 구조주의자임을 명백하게 증명했다. 여기서 그의 주장이란 곧 “수론에서의 괴델 문장 G는 분자생물학의 박테리오파지에 대응된다!”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G는 그 정리를 기술하는 형식체계의 완전성을, 박테리오파지는 자신을 복제시켜주는 숙주 세포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동형적이다. 둘 모두 축음기를 파괴하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가지는 셈이다.
천재적이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