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지기 커피사유의 커피와 사유(思惟)가 있는 공간.
지난 목요일의 일이었지만 조금씩 미루다가 결국 오늘에서야 쓴다. 11월 6일, 이화여대에서 로지 브라이도티(Rosi Braidotti) 교수의 특강을 들었다. 학기 중에, 그것도 주중에 열리는데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 거리가 있기는 했지만 이런 종류의 공개 강좌는 참기 어려웠다. 칸트 철학을 전공한 미학과의 〈음악론입문〉 강좌 교수에게 정보를 들었을 때 오래 지나지 않아 결정할 수 있었음은 당연했다. […]
오늘 큰 결심을 하고 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시간이 꽤 걸릴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2개의 졸업연구와 동시에 하기에는 상당히 빠듯하고 또한 수고가 많이 들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서 내딛은 걸음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의 그 책,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Die Welt als Wille und Vorstellung)》를 결국 펼쳐들었다는 이야기다. […]
이하의 내용은 2025학년도 2학기, 청강으로 듣고 있는 서울대학교 《음악론입문》강좌의 〈새 시대를 연 음악〉에 대한 학생 발표에서 제시된 논제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을 토의 이전에 기록해둔 것을 그대로 옮긴 것임. I. 음악은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가, 아니면 반영하는가? 개인적으로는 음악과 사회 변화의 선후 관계에 관한 이 질문에 대해서는 두 방향이 모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차갑게 무너져내리는 세계 속에서도 여전히 따뜻하게 삶을 긍정해줄 또 하나의 구조를 그려내는 예술가를 나는 다시 한 번 그려내본다. 대답도 없이 미지로 남은 저 세계 앞.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내가 서 있는 여기에 붙은 이름을 되짚어낸다. 붕괴의 한가운데에 자리한 이곳의 이름, 즉 ‘미의 영원(謎의 永遠)’, 아니, ‘미의 영원(美의 永遠)’을.
20일 오전에 피아니스트 이루미 선생님을 초청해 진행된 서울대학교 〈음악론입문〉 강좌 특강, ‘실험과 해체, 다양성의 시대: 서양음악의 모더니즘’에서 소개받은 음악 중 하나가 대단히 인상깊었던지라, 잊어버리기 전에 아래와 같이 기록해둔다. https://youtu.be/pjizB3A5g_0 Phillip Glass – Etude No. 6 (by Yuja Wang, 2024; with a Score) Phillip Glass의 연습곡(Etude)들이 스스로가 추구하는 미학을 잘 드러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1. 다수성은 더 이상 ‘일자’의 관할에 속하지 않으며, 생성도 더 이상 ‘존재’의 관할에 속하지 않는다. 그러나 ‘존재’와 ‘일자’는 단순히 그것들의 의미를 잃지 않고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이제 ‘일자’는 다수성으로서의 다수성(여러 파편 혹은 단편)으로서 파악되는 것이고, ‘존재’란 생성으로서의 생성으로서 파악되는 것이다. 니체적인 전도란 이와 같은 것이며, 이것이 가치전환의 제3의 형태가 된다. […]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서 우리는 아폴론적 문화의 저 정교한 건축물을, 말하자면 돌을 하나씩 조심스럽게 해체함으로써 그것이 세워져 있는 토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경우 가장 먼저 우리 눈에 띄는 것은 이 건축물의 합각머리 위에 서 있는 올림포스 신들의 장려한 모습이다. 그들의 행동은 멀리까지 빛나는 부조(浮彫)에 묘사되어 이 건축물의 돌림띠(Friese)를 장식하고 있다. […]
이하의 내용은 2025학년도 2학기, 청강으로 듣고 있는 서울대학교 《음악론입문》강좌의 〈타 장르와의 결합〉에 대한 학생 발표에서 제시된 논제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을 토의 이전에 기록해둔 것을 그대로 옮긴 것임. I. 대중음악은 향후 어떤 예술과 결합하게 될까? 미래에 대중음악은 어떻게 전달되고 배포될까?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예술과 대중음악은 이미 결합되었거나 결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이하의 글은 ‘일기와 유언의 유아론적 동등성’이라는 글을 보고 난 뒤 생각했던 바를 간략하게 정리한 것임을 밝혀둠. 사람이 의식이 있는 매 순간 줄곧 한 가지 사고에 묶일 수 있다는 것은 선거운 일이다. 언젠가부터 나는 날마다 자살에 대해 ― 윤리적 사고실험으로서, 실존적 극한으로서, 미학적 알레고리로서 ― 생각한다. 윤리가 얼마나 공허하고 모순적인지에 대해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