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Critics

카페지기 커피사유의 ‘비평’들을 모은 공간.

정상참작의 단죄: 《토생전》

By 커피사유 2020-11-17 0

어릴 적 나는 《토생전》을 읽었었다. 그 때에는 그 이름이야 ‘토생전’이 아니고 ‘별주부전’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 구비소설은 나에게 노출되어 온 그 오래된 이력만큼 나에게 있어 다소 특별한 위치에 있다. 초등학교 때의 추억이 이 소설을 볼 때마다 떠오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였을 것이다. 방송실에서 킥킥 소리를 내며 웃어대며 친구들과 나는 ‘순우리말 더빙’을 한다고 다음날 목이 쉴 정도로, 내가 마치 성우라도 된 듯 온갖 목소리를 내면서 더빙한 적이 있었다. […]

넋이 나간 듯 텅 비어있는 가면의 표정: 권여선의《봄밤》을 읽고서

By 커피사유 2020-11-15 0

“영경은 똑같은 표정이었다. 수환이 가장 잘 알고 있고, 가장 두려워하는, 넋이 나간 듯 텅 비어있는 가면의 표정.” 권여선의 《봄밤》을 읽은 나에게 누가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분명히 위와 같은 두 문장을 고를 것이 분명하다. 분명히 언급되고 있는 그 표정, ‘넋이 나간 듯 텅 비어있는 가면의 표정’은 나 자신도 잘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수환과 마찬가지로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타인에 대한 우리의 판결과 고독: 《더 헌트》

By 커피사유 2020-11-15 0

“타인에 대한 우리의 판결은 생각보다 잘 뒤집어지지는 않나 보다.” 내가 영화 《더 헌트》와 신형철의 이에 대한 평론을 본 뒤에 내린 결론이다. 솔직하게 놓고 말하자면, 《더 헌트》를 처음 보았을 때 내가 처음으로 느꼈던 것은 주인공 루카스에 대한 연민이나 비극의 단초를 제공한 클라라에 대한 분개심보다는 왜인지 모를 ‘낯섬’이었다. ‘낯섬’이라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이 괴상한 감정이 어디로부터 근원하였는가를 살펴보려면 영화의 처음 장면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

사유 #5. 헌법이 말하는 코로나 소급 입법: 틀렸다

By 커피사유 2020-08-22 0

사유(思惟) 시리즈는 카페지기 커피사유가 일상 속에서의 경험으로부터 얻은 느낌과 생각들을 기반으로 작성한 에세이를 연재하는 공간이자, 커피, 사유(思惟)의 중심이 되는 공간입니다. https://youtu.be/pSEC-NEmonE JTBC 뉴스룸 – 징벌적 손해배상 추진… 전광훈에 ‘수백억 청구서’ 가나 최근 들어 다시 코로나 19가 유행하고 있는 추세다. […]

사유 #4

By 커피사유 2020-07-31 2

사유(思惟) 시리즈는 카페지기 커피사유가 일상 속에서의 경험으로부터 얻은 느낌과 생각들을 기반으로 작성한 에세이를 연재하는 공간이자, 커피, 사유(思惟)의 중심이 되는 공간입니다. 일러두기이 글은 필자가 경남과학고등학교 문학 ‘소설 읽기’ 수업에서 읽은 소설을 기반으로 하여, Jordan B. Peterson이 저술한 ’12 Rules for Life’에 관한 내용과 연관지어 작성한 글임을 서두에 밝힙니다. […]

코로나 19 학생 자가진단 자동화에 관하여

By 커피사유 2020-07-03 0

금일 나의 고등학교의 모 학생이 코로나 19 자가진단을 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자가진단의 행위를 자동화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두고는, 웹페이지까지 만들어서 코로나 19 자가진단 리스팅까지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럴 거라면 도대체 왜 자가진단을 하겠는가? 애초에 자가진단 자체가 귀찮고 힘들며, 특히 하루에 많은 양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되뇌고 하는 우리들을 고려할 때, 어쩌면 – 변명이라도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자가진단을 자동화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

칠살비문(七殺碑文)

By 커피사유 2019-09-23 0

天生萬物以養人人無一德以報天殺殺殺殺殺殺殺천생만물이양인인무일덕이보천살살살살살살살하늘은 사람을 먹여살리기 위해 만물을 창조하는데사람은 하늘에 보답하기 위해 조금의 선행도 쌓지를 않는구나.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장헌충, “칠살비문(七殺碑文)” 전문 과연 인간은 그 발생 때부터 지금까지 지구를 위해 해 준 것이 무엇이 있었나… 젠장.

창백한 푸른 점

By 커피사유 2019-08-17 0

https://youtu.be/GO5FwsblpT8 보이저호가 찍은, 우리 스스로의 모습. Look again at that dot.저 점을 다시 보십시오. That’s here. That’s home. That’s us.저 점이 우리가 있는 이곳입니다. 저곳이 우리의 집이자, 우리 자신입니다. On it everyone you love, everyone you know,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이들, everyone you ever heard of, every human being who ever was, lived out their lives. […]

쓸모없는 이야기, 진은영

By 커피사유 2019-08-13 0

종이펜질문들쓸모없는 거룩함쓸모없는 부끄러움푸른 앵두바람이 부는데그림액자 속의 큰 배 흰 돛너에 대한 감정빈집 유리창을 데우는 햇빛자비로운 기계아무도 오지 않는 무덤가에미칠 듯 향기로운 장미덩굴 가시들아무도 펼치지 않는양피지 책여공들의 파업 기사밤과 낮서로 다른 두 밤네가 깊이 잠든 사이의 입맞춤푸른 앵두자본론죽은 향나무숲에 내리는 비너의 두 귀“쓸모없는 이야기”, 진은영 왜 화자는 종이와 펜을 두고 질문들을 던지며, 쓸모없는 거룩함과 쓸모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