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커피사유

낮에는 학구열과 호기심이 넘치는 학자, 밤에는 실리적인 프로그래머, 새벽에는 새벽만의 또렷한 시각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블로거. 별난 사람, 커피사유입니다. 블로그 'Cafe 커피사유'를 운영하고 있으며, 개인 프로그래밍 스튜디오인 dev. Coffee의 메인 개발자를 맡고 있고, 브런치(Brunch)에서 '커피사유'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유 #53. 하얀 문

By 커피사유 2025-02-28 0

자신의 심연으로 뛰어든 사람이 마주하게 되는 문이 하나 있다. 인간 정신의 처음이자 마지막 운명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이 문 앞에 선 모든 사람들은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무엇을 하든 그 자리에 장엄하게 서 있는 저 잔인한 문에게 나는 〈하얀 문〉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문을 들여다보며 나는 다시금 묻는다. “문을 열 것인가, 열지 않을 것인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13. 2025. 2. 4. ~ 2025. 2. 25.

By 커피사유 2025-02-26 0

인간은 그의 일부분으로부터 단절된 채 살아간다. 그는 영원히 스스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바로 이 사실이 그를 인간으로 만든다. 알 수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저 세계, 저 간극을 어떻게든 봉합하기 위해 비틀거리는 인간을 인식할 때마다 나는 바로 그 간극 위에서 치열하게 질문해온 지난 4년을 회상하게 된다.

경화수월 #5. 《OMORI》, 제4주차 ‘하루 전’ 모임 질문지

By 커피사유 2025-02-23 0

지난 시간의 물음은 여전히 이어진다. 맨 처음부터 묻고 있는 것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자의적으로 그어진 경계들이 허물어지고 반대편을 알게 되는 순간, 인간은 자신이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도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말의 의미에 전율하게 된다. 문 앞에서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인간의 운명은 영원하다. 그러나 바로 이 사실 때문에 인간은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된다.

경화수월 #4. 《OMORI》, 제3주차 ‘이틀 전’ 모임 질문지

By 커피사유 2025-02-22 0

“인간은 영원히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하나의 불가해한 단절, ‘문’이 있다. 심연이 그를 들여다봄에도 인간은 닿을 수 없는 것을 탐한다. 그렇기에《OMORI》는 우리를 문 앞에 세운다. 문고리를 움켜쥐며 나는 망설인다. 가장 치명적인 물음이 울려퍼지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마침내 심연이 나에게 묻는다…. “문을 열 것인가?”

경화수월 #3. 《OMORI》, 제2주차 ‘사흘 전’ 모임 질문지

By 커피사유 2025-02-18 0

우리 자신 안에 존재하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 근대 이후의 철학과 예술 모두는 바로 이 부분과 ‘이해할 수 있는 부분’ 사이의 공존에 주목해왔다. 《OMORI》는 이 가장 흥미로운 모순적 지탱을 인간 정신의 가장 깊은 심연에서 느끼게 한다. 우리는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따라가고 있다. 카뮈의 ‘부조리’는 분명 그 핵심에 있다.

경화수월 #2. 《OMORI》, 제1주차 ‘서장’ 모임 질문지

By 커피사유 2025-02-11 0

《OMORI》는 의도적으로 침묵함으로써 말한다. 그러한 시도들은 과학과 논리, 이성이 강조되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상대적으로 경시되어 왔다. 그러나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저 장엄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 반대의 방법으로 전달하는 것이 더욱 적절해 보인다. 그렇다, 《OMORI》가 그러하듯, 나 역시 의도적으로 침묵하고자 한다.

경화수월 #1. 《OMORI》, 모임 계획서

By 커피사유 2025-02-04 0

비록 작은 창 속에 펼쳐진 여러 층위의 세계였지만 나는 기꺼이 뛰어들었고, 주인공을 따라 위와 아래를 넘나들며 다시 한 번 인간 정신의 취약성을 깊게 음미했다. 게임 《OMORI》를 통해 내 정신이 어떻게 ‘심연’을 돌아다녔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만들어낸 조각들, 이들을 이제 하나씩 풀어낼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