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지기 커피사유의 커피와 사유(思惟)가 있는 공간.
카페지기 커피사유의, 너무 짧아서 포스트로 올리기는 힘든, 글과 생각 모음집.
아! 그대들은 연어의 운명에 대해 알고 있는가? 태어난 그곳으로 돌아가려고 기여코 강물을 거슬러 오르려고 하는 연어의 운명을. 연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려고 무진장 애를 쓴다. 죽을 힘을 다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지느러미를 휘젓고 튀어 오른다. 그러나 연어가 죽을 힘을 다해 강물을 거슬러 오르려 할 때, 강물은 연어의 이러한 의지와는 상관없이 상류에서 하류로 세차게 흐른다. […]
여러모로 시끄러운 요즈음이지만, 사회 · 정치 이슈 중에서 최근 나의 관심을 조금 끄는 것이 있다면 ‘여성가족부 폐지’와 관련된 정부의 발표와 시민사회의 대응이다.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부터 느낌이 좋지 못했다.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몇 글자만이 페이스북에 올라왔을 때, 누군가는 그 짧은 한마디에 환호했겠지만 적어도 나는 아니었다. 윤 후보의 캠프에서 내세운 “여성가족부의 기능은 보건복지부와 통합하면 된다”는 논리는 오히려 반대로 진행된, 즉 보건복지부의 기능을 여성가족부와 통합한 형태의 독일식 성평등 정부 정책 등에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라 여겨졌기에. […]
대학(大學) 안에서 배우면 배울수록, 나는 점점 더 헤어나올 수 없는 강력한 절망 속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 도움을 요청해보았자 아무도 도와줄 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무도 도울 의사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내가 느끼는 이 종류의 절망은 나 자신이 아니고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절망이기 때문에 나는 스스로가 스스로에 대한 구원자가 되어야만 한다. […]
영국을 제2차 세계 대전 속에서 훌륭하게 구해낸 윈스턴 처칠 수상은 〈검은 개(Black Dog)〉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는 평생 동안 자신을 따라다니던 검은 개 때문에 평생 다리나 발코니 근처에는 가지 않았고, 그림을 그리면서 검은 개로부터 벗어나고자 유난히 애를 썼다. 검은 개로부터 벗어나고자 한 그의 노력은 전쟁 상황이라는 절망 앞에서도 과대팽창한 자신감과 어조, 당당한 행위를 가능하게 했고 멋지게 영국을 승전국의 위치로 이끌었다. […]
조금 전 영국 여왕 고(故) 엘리자베스 2세의 국장(State Furneral)을 BBC 라이브로 보았다. 식민지 지배의 흔적으로 얼룩진 대영제국, 그리고 식민지 지배의 흔적으로 얼룩진 우리나라 역사의 한 획이 마치 거기 보이는 듯 했으나, 엘리자베스 2세는 그래도 기품 있고 또한 자신의 의무를 다한 여왕으로서 존경심을 품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기도 했기에 나 또한 진심어린 애도를 보냈다. […]
#1. 다자이 오사무는 자신의 사실상의 마지막 작품인 〈인간 실격〉에서 이렇게 썼다. 밥을 안 먹으면 죽는다는 말은 저에게는 그저 듣기 싫은 위협으로밖에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미신은 (지금까지도 저에게는 뭔가 미신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언제나 저에게 불안과 공포를 안겨 주었습니다. 인간은 먹지 않으면 죽는다. 그래서 일해서 먹고살아야 한다는 말만큼 저에게 난해하고 어렵고 협박 비슷하게 울리는 말은 없었습니다. […]
#1. 조금 전에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다 읽었다. 동생이 나에게 읽어보라고 권한 목적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동생이 나에게 이야기하고자 한 바에 동의할 수 없다. 그 목적인지 무엇인지 알 것 같기 때문에, 그리고 헤르만 헤세와 나의 결정적인 차이점 때문에. … 아무래도 나도 수레바퀴 아래에 있는 모양이다. #2. 늘 그렇듯 나는 갈등 속에서 질문을 던지고, 클래식은 나에게 그 해답이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