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Chalkboard

카페지기 커피사유의, 너무 짧아서 포스트로 올리기는 힘든, 글과 생각 모음집.

그러므로 대학 속에서 인간은

By 커피사유 2022-03-02 0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던 중 다음과 같은 인용부를 만나게 되었다. 실제로 존재하지만 억압되거나 은폐된 부도덕한 성향을 드러내는 능력이 꿈에 있다고 믿으면, 그러한 견해를 다음과 같은 모리의 말보다 더 예리하게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꿈 속에서 인간은 있는 그대로 벌거벗은, 부족한 자신의 모습과 부딪히게 된다. 인간은 의지력의 행사를 중단하는 즉시 정열의 노리개가 된다. […]

연극 《라스트 세션》이 던진 질문들

By 커피사유 2022-03-01 0

오늘 대학로 극장에서 친구와 함께 연극 《라스트 세션》을 보았다. 실제로는 만난 적이 없지만 철저한 무신론자였던 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유신론을 주장한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영문학 교수 C. S. 루이스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실제로 만나 열띤 토론을 벌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다루는 이 연극은, 주제가 ‘신’을 관통하는 만큼이나 굵직굵직한 여러 가지 질문들을 나에게 던졌다. […]

나는 나의 20대를 물음에 바쳐야 한다

By 커피사유 2022-02-08 0

… 나중에 내가 나이를 먹었을 때, 그리하여 나에게 허락되는 날이 별로 남지 않았을 때. 아마도 나는 스스로에게 자문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나의 20대를 어떻게 살았는가〉라는 물음으로. 다양한 길이 내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을 나도 알고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 자신이 힘겹게라도 나아온 여기에서 생각해볼 때, 나는 아무래도 위 질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대답으로 갈무리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변화를 위한 투쟁은 항상 지는 싸움인가

By 커피사유 2022-02-05 0

요즘 들어서 세대 갈등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아버지와의 갈등 속에서 나는 다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다름이 아닌, 〈변화를 위한 투쟁은 항상 지는 싸움인가〉라는 질문이다. 사실 변화를 위한 투쟁은 변화를 주장하는 쪽이 항상 불리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다. 대체로 자본과 권력을 가진 이들은 현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강력히 원하므로, 일단 투쟁의 무대 자체가 현행 유지를 주장하는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일 수밖에 없는 것도 있지만 애초에 공정한 숙의의 장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입증 책임은 현행 유지를 논하는 사람들이 아닌 변화를 논하는 사람들이 지기 때문이다. […]

두려움

By 커피사유 2022-02-04 0

아버지께. 아버지, 지난 밤 당신은 당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목소리로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아무것도 알지도 못하고 그 어떠한 힘도 없는 상태로 세상에 부딪혀봐야 바뀌는 것은 없고 너만 아플 뿐이다〉.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제가 세상을 바꾸려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위치와 힘을 가져야 하며, 지금 제가 시도하고 있는 연대와 시민 책임, 시민 정치 참여는 자본과 권력의 힘 앞에서는 무능할 뿐이라고 말씀하시게 된 것일 겁니다. […]

개미, 인간, 공동체 그리고 ‘지성인’

By 커피사유 2022-01-15 0

오늘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를 함께 읽는 독서 모임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기억해두고 싶어서 대략적으로 그 내용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줄글로 옮겨두기로 했다. 인간이라는 종의 운명을 가지고서 살아가는 우리들 자신들은 마치 하나의 집을 짓고 군집을 이루어 서식하는 개미들처럼 사회 속 한 마리의 구성원으로서 의식주를 포함한 일상 생활, 그리고 각종 것들을 배우고 만들어내는 등 온갖 행동을 한다. […]

어그로(Aggro)

By 커피사유 2022-01-05 0

‘어그로(Aggro)’라는 낱말이 있다. 원래는 ‘폭력’이나 ‘성가신 문제’ 등을 지칭하는 용어였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많은 이들에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전자기기들이 보급되면서 이제는 그 뜻이 바뀌고 말았다. 이제 ‘어그로(Aggro)’는 온라인 상에서 타인에게 혐오 ·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행위, 즉 상대방을 도발하는 행위 자체를 의미하게 되었다. […]

이성과 유권자

By 커피사유 2022-01-04 0

갓 스물을 넘기고 올해 3월에 주어지는 첫 투표권이 있다보니 아무래도 관심사가 대선 쪽에 많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대선 후보가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이 제대로 보도되거나 전달되지 못하는 것인지 나는 도대체 어떤 후보가 나의 5년 동안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칠 것인지 판단할 수가 없다. 후보들의 공약이 비슷해서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후보들의 공약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

임인년(壬寅年)을 맞이하며

By 커피사유 2022-01-01 0

대학의 첫 해를 무사히 보냈다. 대학에 입학한 것이 바로 어제의 일만 같이 아주 생생한데 이제 나는 갓 스물이 되었고 해는 2021년에서 2022년으로 넘어갔다. 대학에서의 둘째 해를 맞이하는 지금 나는 매년 그리해왔기 때문에 다소 뻔하기는 하더라도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여 지난 해에 비하여 무언가 새로운 변화 하나 정도는 바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난 한 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대학의 강의도 거의 대부분이 비대면으로 진행되기도 했고 내가 한 것이란 좁은 기숙사 방 안에서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한 것이었다. […]

In Hell We Live, Lament

By 커피사유 2021-12-23 0

요즘 들어서 문제가 하나 생겼다. 예전만큼 정신이 맑고 뚜렷하지 못하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정신이 맑고 뚜렷하지 못한 것이 무엇이 대수인가 할 수도 있겠으나, 문제는 그 맑고 뚜렷하지 못한 정신 때문에 나는 스스로의 목표에 이르는 길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는 것만 같다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는데다가, 이러한 불안감이 오히려 역으로 맑고 뚜렷하지 못한 정신이 더욱이 악화되도록 만드는 양의 피드백 과정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