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난장판 그리고 미학
2025-08-30나 자신의 문학적 취향에 대해 조금 남겨볼까 한다. 한때는 단순히 비극 그러니까 슬프거나 씁쓸한 이야기만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난 학기부터 곧 끝날 여름 방학에 이르기까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부터 김애란의 《비행운》, 마침내는 근래에 유명한 모바일 게임 《트릭컬 리바이브》의 서사 구조에서 내가 무엇에 이끌렸는지를 되짚어보았기 때문이다. […]
카페지기 커피사유의 커피와 사유(思惟)가 있는 공간.
카페지기 커피사유의, 너무 짧아서 포스트로 올리기는 힘든, 글과 생각 모음집.
나 자신의 문학적 취향에 대해 조금 남겨볼까 한다. 한때는 단순히 비극 그러니까 슬프거나 씁쓸한 이야기만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난 학기부터 곧 끝날 여름 방학에 이르기까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부터 김애란의 《비행운》, 마침내는 근래에 유명한 모바일 게임 《트릭컬 리바이브》의 서사 구조에서 내가 무엇에 이끌렸는지를 되짚어보았기 때문이다. […]
걱정했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 며칠 전 뉴스를 통해 예감은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현황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결국 장 의원이 제1야당의 대표로 최종 선출되었다는 소식을 보게 되었다. 이틀 전 후보로 김문수 전 지사와 장동혁 의원이 최종 선출되었다는 비보 뒤에 말이다. 물론 적지 않은 언론사들이 예상하였듯 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8:2의 비율로 반영하여 선출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지금까지 이 정당이 보여온 태도가 무엇이었는가 하는 점에서 결과가 크게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 […]
집권 여당 당대표 선거에서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었던 정청래 의원이 당선되었다. 그는 “국민의 명령에 따라서 움직이고 당원이 가라는대로 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그의 입장은 당내 의사 반영이라는 원칙적인 측면에서는 적절하긴 하지만, 집권 여당의 당대표로서는 그의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과 인식을 두고 볼 때에는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생각한다. […]
조금 전, 대략 6년 전의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대학들을 톺아보러 올라온(또는, ‘끌려온’) 경남과학고등학교 학생들과 대면하고 왔다. 그 시간은 아무리 길어야 15분 남짓으로 길지는 않았지만 거기에 설 수 있게 된 것에는 총 5년의 시간이 걸렸음을 나는 알고 있다. 솔직하게 말하면 씁쓸했다. 5 ~ 6년이 지나서 그렇겠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 중 내가 아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고 연단에 도열했던 학생들은 대부분 새내기거나 이제 막 2년차를 맞이하고 있었기에 나는 마치 아스라이 멀리 떨어진 이름 모를 공간에서 혼자 외치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
내 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인지 모를 곳을 향해 그저 걸어가는 무수한 사람들의 모습뿐이었다. 나는 어느 곳도 아닌 장소의 한가운데에서 애타게 미도리를 불렀다.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Norwegian Wood)》. 민음사. 2024. p. 567. 조금 전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의 마지막 두 문장. 책을 덮으면서 나는 이 두 문장이 어쩌면 최근 나에게 벌어진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한 어떤 응어리를 요약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
조금 전 《노르웨이의 숲》의 10장을 모두 읽은 뒤, 제11장으로 넘어가면서 첫 장을 읽은 직후에 내가 직감했던 바가 사실임을 확인했다. 제11장의 첫 마디가 나오코의 〈죽음〉을 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제10장까지만 하더라도 레이코 씨의 편지에서 ‘나오코는 빨리 회복되고 있다’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급격한 반전이 아니라 할 수 없다. […]
조금 전 《노르웨이의 숲》을 읽은 것처럼 새벽에 소설을 읽을 때면 문득 처음 내가 소설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던 대학 새내기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상상력의 결여’. 그 당시 나의 이러한 의사의 바탕에 깔린 문제 의식은 이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만으로도 벅차다고 생각했던 (실제로도 극한을 향해 가고 있었기도 했다) 그 때의 나는 어느 사람을 보든, 어떤 텍스트를 보든, 아니면 어떤 문제를 보든 그 상황을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내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