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Chalkboard

카페지기 커피사유의, 너무 짧아서 포스트로 올리기는 힘든, 글과 생각 모음집.

인간적인 인공지능을 위하여

By 커피사유 2024-09-30 0

지난 2주 동안 내가 던졌던 질문 중 하나는 “인간적인 인공지능은 가능한가?”였다. 조금 더 정확하게 내가 물었던 것을 표현한다면 아마 “지금까지의 인공지능 학습(훈련) 방식은 탈인간적인 지능 창조로 귀결되는 방식이 아닐까?”, 즉 “인간적인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방식과는 다른 학습(훈련) 방법이 필요하지는 않을까”가 되겠지만 말이다. 고등학교 문학 선생님들과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의 19장을 읽으면서 나는 인공지능의 저편, 특히 오늘날 ChatGPT로 대표되는 일반 인공지능의 능력과 미래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

야구와 키치(Kitsch)

By 커피사유 2024-09-23 0

이하의 내용은 2024. 9. 23. 서울대학교 교양 야구 경기에서 체험학습으로 관람한 SSG 대 두산 KBO 경기의 8회 초, 경기(그리고 사람들)에 싫증이 나서 잠깐 읽었던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L’insoutenable légèreté de l’être)》의 제7장 4절을 읽다가 든 생각을 짧게 기록해둔 것임을 밝힙니다. […]

“Veritas Morbus Mea”

By 커피사유 2024-09-01 0

아래의 글은 2024. 8. 31.에 진행한 2024. 경남과고 36기 독서모임 〈날적이〉의 보충자료 4번, 『’금욕주의’ 별과 ‘다이너마이트’ 니체』를 작성하면서 니체가 이야기한 ‘초인’에 대해 붙인 주석 17번의 전문임을 서두에 밝힙니다. 주석을 이해하는데 있어 부언해야 할 사항은 원문에는 없지만 이 글에서 각주를 통해 부언하였습니다. 아래의 해석에 의하면 서울대학교의 모토는 사실 위와 같이 바뀌는 것이 더 ‘참’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된다. […]

사물에 이야기가 있다

By 커피사유 2024-08-06 0

화석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생각해보면 플라스틱들에, 너무나 흔하고 너무나 다양한 변형으로 존재해서 딱히 관심조차 가질 필요를 느끼지 못한 저 대량 생산의 산물들에 ‘소리’를 붙인 것은 정말 적절한 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벽에 걸린 플라스틱들과 그 중 하나로부터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수많은 상상을 했다. 모형 자동차를 보면서는 그것을 타고 놀던 어린 아이, 그리고 그 어린 아이가 성장해감에 따라 점차 몸의 크기를 감당할 수 없게 되어 창고 구석으로 몰린 끝에 버려졌을 운명을 생각했다. […]

Nine Sols · 도가(道家) · 니체

By 커피사유 2024-07-31 0

오래 전 나는 동양 철학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그랬다. 내 눈에는 삶은 껍데기에 불과하므로 죽음과 삶이 일체(一體)라고 논하는 불교는 니체가 말하는 데카당으로 보여서 즉각적인 거부감이 들었고, ‘길이 길인데 길이 아니라는’ 자기모순적 문장을 학파의 대표 문장으로 삼고 있는 도가 사상의 경우 애시당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

읽을 책들은 늘어만 가고

By 커피사유 2024-07-17 0

대기과학과 컴퓨터공학이라는 두 가지 전형적인 이과 과목들을 전공해오고 있는 대학 생활이지만 예전부터 나는 지극히 인문학적인 인간이기도 해서, 결국 또 독서회에서 알게 된 두 권의 책을 추가로 주문하고 말았다. 두 권의 책 중 전자의 책은 헤르베르트 마르쿠제(Herbert Marcuse)의 일차원적 인간(One-Dimensional Man)인데, 이전에는 아예 들어본 적도 없는 저서였으나 지난 6월의 독서모임에서 김누리 교수의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의 본문 중도에 등장한 이래 무슨 책일지 궁금하게 된 계기로 찾아보게 되었다. […]

경쟁 원리와 멜랑콜리

By 커피사유 2024-07-05 0

이번 학기도 끝나자마자 어김없이 만성적인 우울감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 짐작할 수 있는 것은 특유의 이 반복되는 멜랑콜리는 번아웃과 완전히 같은 종류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처절하게 느꼈던 사실이 아직도 되풀이되고 있을 뿐이긴 하다. 노력과 결과는 완벽하게 비례하지 않는다는 그 자명하고도 잔인한 법칙. 한때 나는 고등학교 때의 그 살인적인 경쟁 원리란 그나마 대학이라는 공간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원리라고 생각했다. […]

인공지능과 음악

By 커피사유 2024-04-07 0

어제 독서 모임에서 읽었던 김초엽 작가의 SF 단편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을 읽고 아주 깊은 감명을 받았다. 얼마 전 우연한 계기로, 가사와 음악의 분위기를 명시하면 인공지능에게 곡의 작곡을 의뢰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바로 나는 단편집의 줄거리를 바탕으로, 그리고 내가 느낀 인상을 바탕으로 가사를 적어 내려갔다. […]

Manual Excerpt의 첫 활용

By 커피사유 2024-02-21 0

오늘 지난 며칠 동안 시간이 날 때, 그리고 마음이 갈 때 조금씩 공책에 휘갈긴 내용들을 대략 정리하여 글로 옮겼다. 아마 사려 깊은 독자들이라면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겠는데, 블로그 첫 페이지에 표시되는 타이틀 밑의 설명이 약간 변했다. […]

불안의 운명

By 커피사유 2024-02-16 0

가끔씩 불안해질 때가 있다. 그 이유를 알면서도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왜 내가 지금 안절부절할 수밖에 없는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 것인지 그것들을 모두 알더라도 다가오는 일들이 종국에 도달하지 않는 이상 결코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 마음이기 때문이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용감한 시인들은 눈에 보이는 것들로 내면 속 깊숙히 자리한 그 무엇들을 어떻게든 끌어내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