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苦)와 감(甘) 사이, 운(耘)
2025-06-24기옥 씨가 알기로 공항 안에 제일 많은 단어는 ‘출발’이란 말과 ‘도착’이란 말이었다. 그런데 기옥 씨는 이 순간 수천 개의 표지판 아래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고아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기옥 씨가 하아― 얕은 숨을 뱉었다. 배가 고파 입에서 쓴 내가 났다. 생각해보니 오늘 먹은 것이 없었다. 그러자 문득 아까 가방 속에 넣어둔 마카롱이 떠올랐다. 어느 아기 엄마가 놔두고 가는 걸, 음식 버리는 게 죄스럽고 아까워 따로 챙겨둔 거였다. […]